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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아시아

야자막걸리가 일품인 도하 화인게스트하우스

by 노니조아 2020. 2. 17.

2018년 2월 11일(일) 카타르 도하에 발을 딛다.

   이번 출장의 본래 목적이 카타르 기업인을 만나 제품 생산 현지화를 제안하기 위함이다. 심사숙고해서 준비한 자료를 어제 밤에 다시한번 검토하다가 잠이 들었다. 단 시간동안 가질 미팅을 위하여 지난 일주일동안 자료준비에 많은 시간을 투하한데다, 출장비를 아끼기위하여 직항을 포기하고 경유항공을 이용하다보니 만 20여시간을 공항과 비행시에서 보냈다.

   반나절동안 도하를 다니면서 한마디로 정리된게 온통 공사판이었다. 전철 공사, 도로공사 등 차를 타고 다니는데 가는 곳마다 공사장 모래가 입안을 서걱일정도 날린다. 월드컵을 위한 기반시설을 위해 도시 전체가 공사판이다.

 

호텔? 화인게스트하우스가 더 유용하다.

   어제 저녁 공항에서 게스트하우스가 보내준 기사가 우리를 픽업해주었다. 업무상 출장은 보통 호텔에서 묵게 되는데, 이번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였다. 호텔을 숙소로 잡으면 직접 호텔로 가는 교통편을 찾아야 한다.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경우에는 교통편과 식사까지 제공받는다. 식사도 한식 차림상은 보너스. 아주 길었던 하루의 여정을 마치고 배정된 방에 짐을 내려놓고 침대에 걸터 앉아 쉬고 쉬고 있는데 저녁 준비가 되었다고 한다.

   청국장찌게에 갖은 양념으로 준비한 반찬들이 식탁에 그득히 차려져 있다. 입안이 껍껍하고 뱃속도 더부룩헤서 많이 먹지는 못했지만 칼칼한 맛이 제법 솜씨있는 안주인이 만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방에 올라와 캐리어 안에서 하루종일 구겨져 있던 양복을 꺼내어 샤워실로 가 스팀을 쐬며 걸어놓았다. 이렇게 하면 내일 아침쯤이면 주름이 어느정도는 펴진다. 방 구조와 시설도 호텔만은 못해도 타월과 시트를 정갈하고 갈아놓고 나를 맞이한다. 식사와 픽업서비스를 감안하면 호텔보다 훨씬 낫다 싶다.

   장년의 나이에 접어드신 화인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은 여기서 10년가까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중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식자재를 한국에서 가져와 음식을 만드시는데 근래에는 이곳 중동에서 작물을 재배하기도 해서 그것들을 활용하시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점심식사에 내놓으신 야자 막걸리가 압권이다. 누룩을 한국에서 가져오기 보다 사막에서 나는 열매를 이용하여 ㅈ술을 담가보았는데 숙박객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면서 우리에게도 한잔 주신다. 달착지근하면서 막걸리 특유의 톡쏘는 맛이 일품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오늘 미팅을 주선한 Agent를 기다리며 숙소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막지대라 길섶에 풀한포기 볼 수없을 정도로 팍팍하고 윤기없는 도로 양 옆으로 높은 쌓은 담장이 줄지어 서있다. 길 옆에 인공적으로 급수시설을 구비한 열대 나무가 듬성듬성 서있어 그나마 횡한 모습을 희석하고 있다.

Agent 차를 타고 도하 외곽의 회사 사무실까지 가는 동안 차창 밖을 바라보는 데 풀 한포기, 푸른 나무 한그루 보이지않고 온통 하얀 모래 천지다. 멀리 보이는 마을도 무심한 건물만 모여 앉아있다. 지금 겨울이라 그나마 바깥 활동을 할 수 있는데, 6월부터 9월까지는 바깥활동이 불가능하단다. 이처럼 황량한 대지 저 깊은 땅 속에 막대한 원유가 흐르지 않았다면 이들 나라는 아프리카 만큼이나 헐벗고 가난한 나라였을텐데....

 

   올 때부터 큰 기대는 갖지않았지만 역시 보람은 얻지 못하고 미팅을 마쳤다. 숙소로 돌아와 차려준 점심을 먹고 도하국제공항으로 왔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지만 일찌감치 출국심사를 마치고 보딩게이트에서 탑승을 기다렸다. 도하공항의 마스코트인가본데 노란색 아기곰이 철모를 쓰고 지쳐 앉아있다. 두바이공항에 비하면 규모가 헐씬 적지만 아주 아기자기하게 잘꾸며놓았다. 이곳 저곳을 다니며 아이쇼핑도 하고 조형물 감상도 하였다. 하지만 공항이 너무 작아 별로 볼거는 없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오만의 무스캇을 거쳐 두바이로 가는데 이번에는 그리 중간기착지에서 대기 시간이 길지않아 다행이었다. 두바이 공항에 도착해 전철을 타고 호텔에 도착하니 한밤중이다. 내일은 Dubai one-day Full tour를 해야기에 일찍도 아니지만 바로 씻고 침대에 몸을 누였다. 참 길고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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