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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아시아

일본 출장길에 다녀온 후지산과 하코네 그리고 토쿄 시내 여기저기

by 노니조아 2020. 2. 17.

외투기업에 근무하다 보니 해외출장 기회가 가끔 주어진다.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분야를 맡고 있으니 정기적인 미팅, 공급업체 관리, 교육 등으로 외국에 나갈 기회를 얻게된다. 그때마다 출장지 주변의 이름난 명소를 찾아보는게 또하나의 즐거움이자, 특혜이다. 물론 출발 전부터 출장업무 준비와 함께 여행지 정보와 일정 조율 마련에 별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번에는 일본을 출장다녀올 때 마다 다녀봤던 유명지를 정리하여 보았다.

 

1. 2003년 9월 후지하코네편

   하코네여행은 토쿄 신주쿠역에서 하코네 일일패스를 구매하여 로망스카를 타고 두시간 정도 가면 하코네유모토역에 도착한다. 여기서 스위스 등산열차와 유사한 하코네 등산열차로 갈아탄다. 중간중간에 여러 종류의 전시관이나 아름다운 경치를 볼려면 내렸다가 다음에 오는 열차를 탈 수도 있다. 고라역까지 가서 다시 케이블카로 하코네가 펄펄 끓고 있는 오와쿠다니로 올라갈 수 있다.

오와쿠다니는 최근 심심치 않게 언론에서 보이는 후지산 화산폭발 징후로 인해 언제 함께 폭발이 재연될지 모르지만 당시엔 그러한 우려가 전혀 없었다. 오와쿠다니에서 끓어넘치는 유황온천물에 삷은 검은 달걀을 먹어주는 것이 예의다. 검은 계란은 먹으면 무병장수한다는 마케팅에 많은 관광객이 사먹는다. 물론 나도 한봉지 사서 먹었다.

오와쿠다니에서 호수로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타면 아시노호에 도착한다. 케이블카 역인 도겐다이역 가까이에 있는 선착장에는 모토하코네까지 운항하는 관광유람선이 대기하고 있다. 짧은 출장 여정이라 비행기 시간에 맞추자니 시간이 없다. 바이킹을 모사한 배는 모토하코네까지 한시간 가량 소요된다. 모토하코네에 내리니 이미 주변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더이상 하코네 관광이 무리라 버스를 타고 신주쿠로 가는 로망스카에 올랐다.

 

2007년 1월 후지산 아래 카와쿠치호에 다녀오다.

토쿄에서 업무를 마치고 귀국하는 날 일부러 저녁 비행기로 예약했다.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카와쿠치고를 다녀오고 싶었다. 호텔에서 카와쿠치고로 가는 첫번째 버스에 올랐다. 약 한시간 반 이상을 달려 드디어 후지산이 올려다 보이는 카와쿠치고에 도착했다. 일년내내 만년설을 이고 있는 후지산이었는데 최근에는 화산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는지 여름이 되면 정상부근의 만년설이 모두 녹아 검은 빛을 드러내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겨울의 한복판에 선 1월의 후지산은 절반가량이 눈에 덮여있다. 버스에서 내려 호수길을 따라 무작정 걸었다. 호수 주변의 상가나 식당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거나, 부지런한 식당은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려 준비가 분주한 모습이다.

 

신칸센이 달리는 그 너머로 우뚝 솟아있는 후지산의 모습은 일본을 대표하는 심벌이자 랜드마크로 굳어져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남산타워? 경복궁에 있는 근정전과 북악산? 해태상? 정부나 서울시도 아직 우리나라 대표심벌을 정하지 못한 거같다.

호수에 연해있는 산책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걸어가면서 눈길을 자주 후지산으로 던졌다. 산 정상 위로 높은 구름이 점차 엷어지고 있다. 한겨울 날씨가 그렇듯 맑지만 공기는 대기의 밀도가 높아 팽팽하게 당겨져 있어 무척 차갑다.

호수가에는 추운 날씬데도 물 속에 몸을 담그고 낚시를 나선 맹렬 강태공이 있다. 사람이 없으니 무척 호젓하고 조용하다. 강태공 옆으로 모터보트가 외로이 떠있다. 참으로 한가한 풍경이 아주 낮설게 느껴진다.

산능성이 옆으로 바람이 새차게 부는 눈바람이 중턱 허리를 감아도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산허리까지 내려온 눈이 후지산의 높이를 많이 깎아준 것처럼 낮아보인다.

 

걸어왔던 길을 다시 되짚어 돌아갔다. 터미널 옆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신주쿠로 되돌아가는 버스에 올랐다. 귀국편 비향기 시간을 맞추자면 서둘러야 한다.

비행기를 예약하고 좌석을 선택할 때 습관적으로 두가지를 염두에 둔다. 우선 비행 시간이 주간이면 창가로 하고, 햇볕이 드는 반대쪽으로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창가쪽 좌석이 두개씩 나란이 배열된 위치를 선호한다. 단 오세아니아로 가는 야간 비행기의 경우는 그 반대로 선택한다. 해가 뜨기 두시간 전 여명이 트기 직전 하늘에서 내다보이는 광경이 아주 환상적이라 이를 보기 위해서다. 귀국하는 항공기도 역시 창가로 잡아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후지산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3. 동경 시내 관광

동경은 하코네를 다녀온 뒤부터는 홍콩만큼이나 자주 방문하는 곳이어서, 출장 일정이 잡혀있다고 해도 별다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마치 부산에 일보러 가듯 다녀왔다. 가끔 비행기 시간이 남거나, 업무가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되면 서너 시간 동안의 산보 겸이 시내를 여기저기 다녀본다. 카메라를 메고 다녀왔던 곳을 시기에 관계없이 정리하여 보았다.

 

동경역에서 가까이 있는 왕궁(일본인은 천황이 기거하는 皇居라고 함)에 잠시 짬을 내어 들어가 보았다. 아직도 일왕과 가족들이 기거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허용하는 곳이 아주 제한적이다. 하여 나도 굳이 많은 시간을 내지않고 대략 한시간 정도 짬을 냈다. 사실 특별히 볼만은 유적이 훌륭한 건축물이 소개되어 있지 않아 내게는 큰 관심을 주지 못하였다. 단지 시간이 나서 가보는 정도??

 

다음은 서울의 노량진시장이라는 수산물 시장인 츠키지를 가봤다. 일본을 출장하면 묵는 숙소가 츠키지수산시장에 5분거리에 있어 일과를 마치면 항상 회사 동료들과 츠키지 인근 횟집에서 사케를 반주삼아 저녁시간을 자주 가졌다. 그래서인지 시장 안을 들러볼 생각이 별도 들지 않다가 토요일 오전에 특별히 할게 없는 바람에 들렀다. 조만간 다른 곳으로 이전이 예정되어 있다하여 예전 만큼의 활기는 없다고 한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주력 판매 제품은 참치(마구로)였다. 다른 수산물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가 참치를 주력으로 취급하였다.

 

이번에는 아사쿠사에 있는 센소지(淺草寺)로 갔다. 유럽에서 동경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빠짐없이 방문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온 여행객에겐 사찰은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지만 서양인에겐 색다른 볼거린가보다. 특히 액운을 쫒는다는 가미다리몬(雷門)에서 센소지 경내까지 이어진 상점가는 일본의 전통을 보려는 서양 여행객과 복을 빌기 위해 방문하는 일본인들이 한데 모여 지나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인파로 북적인다.

 

센소지 경내를 돌아보고 다시 큰길로 나왔다. 저녁 무렵이 다되어 가고 있었다. 도로에는 현대판 이력거꾼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인력거 티켓을 구매하는 위치와 가격까지 안내되어 있다. 별도의 동력장치 없이 두발로 인력거를 끌고 가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을텐데..관광 안내까지 겸한다.

전철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데 한무리의 시위행렬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면서 도로를 지나가고 있었다. 대부분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었다. 시위대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경찰은 호르라기도 불지않고 차분하게 진행방향을 열어주고 있었다. 왜 시위에 나섰는지 관심을 가지고 확성기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니 원전재개를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후손을 위해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재앙의 근원을 다시 만들지 말자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어버이연합이 데모에 나서는 목적과 동기하고 크게 대비되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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