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촌 구석구석/아시아

큐슈 아소골프장에서 한여름 라운딩 후기

by 노니조아 2023. 1. 30.
훼어웨이와 러프가 우리나라보다 엄격하게 구분된다

국내 골프장이 누린 특혜가 올해도 이어질까?
국내 골프장의 아낌없는 횡포(?)는 코로나가 가져다 준 특혜 덕분이다. 이들이 누리고 있는 특혜 배경엔 젊은 골퍼들이 대거 골프장으로 유입도 한 몫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혜가 올해도 계속될 수 있을까? COVID-19가 이제는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약화되면서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가 여행의 빗장을 코로나 이전으로 환원하고 있다. 이같은 규제 완화는 자연스레 골퍼들의 해외 라운딩을 부추키고 있고, 금리 상승이 가져온 경제적 부담은 젊은이들이 골프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제주도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오늘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데믹으로 확장 되기 전에 일본 큐슈로 2박 3일동안 골프 여행을 다녀온 내용을 되짚어보려고 한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막히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라운딩하하는 비용에 비해 저렴하기에 중국 위해나 일본 큐슈에서 라운딩을 즐겨 가졌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라운딩할 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그린피보다는 캐디피와 카트비 그리고 그늘집 비용이었다. 이들 비용이 그린피와 맞먹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18홀 라운딩에 소요되는 비용은 점심을 제공하고도 5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물론 일본은 캐디 서비스가 옵션이다. 즉 무조건 캐디와 동반하여 플레이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캐디 서비스가 때로는 불편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처럼 캐디가 로스트볼을 찾아주거나, 코스 특성에 맞게 거리를 불러주거나, 그린에서 라이를 고려해 볼을 놔주는 서비스가 아예 없다. 우리나라에서 카트비 + 캐디피 + 그늘집비용을 합한 것보다도 싼 가격에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노천온천까지 누리고.

한여름 복중 더위에 큐슈에서 골프가 가능하다?
사실 큐슈에서 라운딩을 하기 전에는 혹시 라운딩하다가 쓰러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강했다. 큐슈는 우리나라 제주도보다도 위도상으로 남쪽에 위치해 있다. 후쿠오카가 제주도와 비슷한 위도이고 쿠마모토나 가고시마는 제주도보다도 남쪽이라 한여름 골프가 녹록치 않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일본에서 근무하는 후배의 조언이 아니었으면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으리라. 후배는 일본에서 한여름 골프는 일본 북쪽에 위치한 홋카이도와 남쪽에 있는 큐슈가 명소라고 한다. 홋카이도오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큐슈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아소지역은 1차 화산 폭발로 형성된 칼데라분지 안에서 다시 화산이 폭발하여 형성된 분지이다

사실은 큐슈 전지역이 가능한 게 아니라 쿠마모토현에 속해있는 아소지역이다. 아소 5악의 산악군 자락에 많은 골프장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여기가 한여름 골프 명소로 유명하다. 넓은 칼데라분지 한가운데 솟아있는 아소산은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40만년 전에 있었던 화산 폭발로 둘레가 128km에 이르는 넓은 칼데라분지 생겨났고 다시 9만전에 칼데라 한가운데서 2차로 화산이 폭발해 현재의 모습으로 형성되었다.

출처 : ASO UNESCO GLOBAL GEOPARK

칼데라분지는 표고가 600여미터에 이르고 칼데라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외륜산은 1000미터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특이한 지형구조로 8월 평균 최고온도가 섭씨 25도 수준이라 골프 명소로 유명하다. 8월 1일~3일 동안 오전 라운딩을 가졌는데 우리나라 같으면 상의 셔츠가 땀에 절어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인데 여기선 목 부분만 젖을 정도였다.

골프여행 시작은 3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골프여행 준비하는 순서는 어디서 골프 라운딩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순간 곧바로 항공권을 예약하여야 한다. 항공권은 얼리버드 항공권이 싸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우리는 항공편이 가장 많은 후쿠오카 왕복으로 결정하고 저가항공편 검색하여 결제까지 완료하였다. 여름 성수기를 감안하면 20만원 내외는 꽤 산편이다. 지금도 유류할증료를 포함해 25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여기서 반드시 고려할 사항은 출발편은 이른 아침 비행편을, 귀국편은 늦은 오후편이어야 한다. 그래야 가는 날에도 라운딩하고 오는 날에도 라운딩을 할 수 있다.

항공권을 구매하였으면 이번에는 라운딩할 골프장을 검색하여 예약하는 일이다. 일본 골프장 예약 사이트로 유명한 라쿠텐 고라(https://gora.golf.rakuten.co.jp/)에 이미 회원등록되어 있으므로 아소주변의 골프장을 검색하여 라운딩 조건에 따른 가격을 비교하여 예약하면 된다. 점심을 포함하고, 만약 골프장 옵션에 [1.5R] 아이콘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27홀을 선택하여도 된다. 우리는 아소산자락에 위치한 세 곳의 골프장을 선택하였다. 주중 한 번과 주말 두번의 라운딩에 점심까지 포함하여 1만8천엔, 18만원이다.

골프백을 실어야 하니 렌터카는 왜건타입이 적당하다

공항에서 숙소나 골프장으로 이동하려면 렌터카가 필수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운전석이 반대여서 운전하는데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렌터카를 받아서 10분 정도만 운전하면 크게 당황하지 않아도 됨을 알게된다. 불안하면 풀팩의 보험에 가입하면 안심이 된다. www.rentalcars.com에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넣을 정도 사이즈 차량을 선택하고 결제하면 된다. 가능하면 왜건타입이 짐을 많이 실을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

숙소를 선택할 때 고민이 되는 것은 식사비용이다. 호텔을 선택하면 아침이 해결된다. 점심은 골프장에서 먹으니 저녁 한끼를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숙소의 선택 기준이 다르게 된다. 한국이나 중국에서처럼 저녁시간에 고기와 함께 술까지 먹는 걸 고려하면 비용이 여간 드는 게 아니다. 저녁을 간단하게 식사 한끼 수준으로 먹는다면 호텔을 선택하는게 낫고, 저녁에 유쾌한 술자리를 가지려면 에어비엔비를 선택하고 마트에서 고기와 술을 양껏 사다가 숙소에 먹고 마실 수 있다. 우리는 골프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호텔을 선택하였다, 2인실 2박에 2만엔 짜리로.

아츠마루골프장 파4 1번 코스 내리막코스 티샷

여행 첫날은 바쁘다!!!
인천공항에서 8시 정각에 이륙한 비행기는 후쿠오카공항 활주로에 9:20쯤 랜딩한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을 찾아 셔틀버스를 타고 렌터카회사로 이동한다. 제시한 서류에 사인하고 차 키를 받아 짐을 싣고나면 10시가 넘어간다. 지체없이 네비에 도착지를 찍고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려 골프장에 도착하면 12시가 가까워진다. 12:57분 티업이라서 쓰루플레이만 선택이 가능하다. 일본골프장은 9홀을 돌고나면 약 한시간가량 휴식이 주어진다. 식사를 하고 동반자와 차한잔을 나누며 담소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른 아침이나 오후에 시작하는 플레이는 휴식없이 18홀을 연속으로 돌게 된다. 이를 스루플레이(Through Play)라고 한다.

말고기 요리로 유명한 馬勝蔵 (umakatsuzo)에서 말고기 육회 한접시 6만원

정신없이 18홀을 돌고나면 어느덧 저녁무렵에 가까워진다. 골프여행을 준비하면서 맛집을 검색해 둔 곳에서 오늘은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쿠마코토에서 아주 유명한 말고기 전문집으로 소개된 馬勝蔵 (umakatsuzo) 에 도착해 메뉴에서 적당한 메뉴를 고르려니 만만치 않다. 말고기 육회에 고기 10점이 올라왔는데 6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간신히 배를 채우고 우리는 첫날 일정을 마루리하였다.

둘째날은 한국인 많이 찾는 아소그랑비리오골프장에서 라운딩

둘째날 라운딩한 아소그랑뷔리로골프장엔 한국골퍼들만 있다?
호텔 조식으로 나온 낫토를 밥에다 듬뿍 넣어 비벼먹었다. 부페식이라기 보다는 일본식 반찬과 국, 밥이 진열된 일본식(와식)에 가깝고 우유와 토스트가 곁들여 있다. 오늘은 골프장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먹으며 느긋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 골프장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카트가 기다리는 출발지역에 가니 여기저기에서 익숙한 우리말이 들려온다. 여행사를 통해 일본으로 골프여행을 오신 분들이다. 여름 골프상품에 여기 아소그랑뷔리오골프장이 단골이다. 라운딩과 숙박이 가능한 골프장이다. 이렇게 오신 분들은 여기서만 3일내내 라운딩을 해야한다.

약1km의 초원 지대인 쿠사센리(草千里), 화산이 터진 화구가 오래되어 초원과 연못이 형성되어 있다.

라운딩을 마치고 아소산 중심, 나카다케로 여행을 떠나다.
라운딩을 마치면 대략 오후 세시가 된다. 27홀 서비스가 없어 우리는 18홀 라운딩을 마치고 화산활동으로 활발한 아소산 정상, 나카다케로 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골프장을 나와 나카다케로 오르는 산속 도로를 달리다 보면 갑자기 시원스레 조망이 터진 초원지대를 만나게 된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화구 흔적에 지금은 연못과 초원지대를 이루고 간간히 방목된 소와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명소이다. 전망대에서 넓게 펼쳐진 쿠사센리를 바라보노라면 화산활동으로 산 주변에 초목 하나없는 누런 산이 보인다. 아소산 중에서 가자 화산활동이 왕성한 나카다케가 멀리 바라보인다.

화산활동이 왕성한 나카다케. 분화가 일어나면 정상에 오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작년에 왔을 때는 화산활동이 극렬해 정상에 올라오지 못하였으나 오늘은 소강상태여선지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뜨꺼운 열기를 뿜어올리는 분화구 속은 구름으로 가리워지 쉽게 그 속을 들여다 볼수 없다. 간간히 바람에 밀린 구름 사이로 푸른빛으로 화구를 들여다 볼수 있다. 이따름 바람을 타고 매케한 유황냄새와 뜨거운 열기가 얼굴에 후꾼거린다. 일본은 후지산 분화에 촉각이 곤두서있다. 한여름에도 후지산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있었는데 어느 해부턴가 정상을 덮고 있던 만년설이 여름에 사라진다고 한다. 분화를 위한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응축하여 지열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백두산 폭발도 가까워진다는 학자들의 경고도 잦아지고 있단단.

높이 50미터, 마치 그릇을 뒤짚어 놓은 듯한 모습을 한 고메즈카(米塚)

나카다케를 내려와 숙소를 차를 달리다 보면 아까 올라올 때 지나쳐온 고메즈카를 만나게 된다. 넒은 초원지대에서 마치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 올린듯한 자그마한 봉우리가 눈길을 끈다. 고메즈카라는 화산 오름이다.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오름과 유사하다. 하지만 여기는 지대가 높아 오름과 그 주변에 수목들이 전혀 보이지않고 초원지대다. 고메즈카 뒤로 아소 칼데라를 두르고 있는 외륜산들이 완만한 능선으로 길게 두르고 있다.

오늘 저녁은 회전초밥집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라운딩과 주변 여행을 마치고 저녁식사 자리로 이동한다. 오늘은 오즈 시내에서 유명한 회전초밥집을 선택하였다. 초밥집은 인기에 편승해 대기가 길다. 30분 가량 기다린 끝에 자리를 배정받아 앉자마자 돌고있는 초밥라인에서 접시를 내리기 바쁘다. 생맥주와 스시를 정신없이 먹고나니 서서히 배가 불러온다. 넉넉히 먹고나니 계산대에서 손이 떨린다. 4명이 5,500엔이다. 가격이 아주 착하다.

마지막날 라운딩은 노천온천을 즐길 수 있는 아소하이랜드 골프장

마지막날 일정은 출국편 비행기 시간에 맞춰야
오늘은 비행기 시간을 고려하여 모든 일정을 맞추었다. 비행기 출발 두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는 걸 기준하여 렌터카를 반납하고 골프장에서 공항까지 이동시간을 고려하면 아침 일찍 서둘러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7시 부터 제공되는 호텔 조식을 건너뛰어야 할 때도 있다. 호텔 체크아웃하고 짐을 모두 챙겨 차에 싣고 마지막날 라운딩할 아소 하이랜드골프장으로 이동한다.

아소하이랜드골프장은 유명한 노천온천이 부대시설로 갖고있다.

라운딩을 마치고 노천온천을 즐겼다. 아소하이랜드는 유명한 리조트그룹으로서 숙박, 승마, 골프 등의 다양한 즐길거리를 갖추고있는 리조트의 부속시설이다. 비록 한여름이긴 하지만 라운딩을 마치고 노천온천에 몸을 담그니 노곤한 피로가 스르르 풀리어 가듯 나른해진다.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온천을 즐기고 나서 골프장을 나섰다.

라운딩을 마치고 아소에서 한시간 거리에 있는 쿠로카와온천지구를 들러볼 것을 추천!

여행일정을 하루 더 늘린다면 아소에서 가까운 쿠로카와온천으로 관광을 다녀올 수도 있다. 쿠로카와온천지구는 큐슈에서 유후인보다 더 유명한 온천지구다. 마을 전체가 온천시설을 갖추고 있는 전형전인 온천마을로서 여름보다 봄이나 가을에 골프여행을 온다면 마지막날은 이곳에 숙소를 정해 온천 이용권을 구매하여 다양한 온천시설을 골고루 이용하며 하루를 즐길 수도 있다.

여름 휴가기간을 이용해 일본 큐슈에서 3일간 골프라운딩을 즐기면서 비용을 정산해보았다. 우리와 함께 동행한 부부 이렇게 네명이 복중 더위를 피해(?) 일본 아소에서 골프를 즐긴 총 비용을 계산해보니 75만원이다. 당초 회비로 모은 돈에서 정산하고 남은 돈을 출국장에서 각자 돌려주면서 즐거웠던 3일간의 여행을 마무리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