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약탈문화재, 대영박물관
민박집에서 제공하는 한식단의 아침을 먹고 런던 투어를 시작했다. 대략적인 코스가 오전에 대영박물관을 관람하고, 트라팔가 광장 근처에서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는 광장 근처를 배회하다, 런던아이에 올라 일몰에 젖어가는 런던 시내를 내려다 보고, 런던브리지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이번 여행기간 동안 방문한 박물관이 바티칸 박물관, 루브르박물관이었고, 마지막이 대영박물관이다. 앞서 두 곳은 유로자전거나라 가이드의 설명을 겯들이며 관람을 해서 박물관의 유래와 전시되어 있는 대표 작품에 얽힌 일화와 작품이 담고 있는 미술사적,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얻으면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곳은 아직 가이드 계획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여행 책자를 봐 가며 박물관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개략적으로 둘러 보았다.
이집트관에는 다양한 형태의 미이라가 상당수 전시되어 있었다. 미이라를 저장해놓는 형태와 재질도 다양했다. 고대 이집트는 인간이 죽으면 영혼이 잠시 사후세계에 갔다가 심판을 받고, 다시 돌아와 부활을 한다고 믿었다. 영혼이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가려면 신체가 온전히 남아있어야만 한다고 믿기 때문에 사후의 신체를 보존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미이라의 종류도 왕족과 귀족 뿐 만아니라 일반 평민까지 일상화되었고, 집에서 키우던 가축들에게까지 미이라로 보존하였다는 증거물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집트 미이라관을 마치고 람세스 2세관으로 이동하였다. 기원전 1279부터 1213년까지 이집트를 통치하였던 람세스 2세는 영토확장에 열을 올려 정복한 지역에 자신의 흉상을 제작하여 세우도록 하였다. 대영박물관에 전식되어 있는 흉상은 그 중 하나이다. 높이 2.7M에 너비가 2.0M 크기의 미남형 흉상이다. 왼쪽 가슴에 구멍이 나있는데, 프랑스군이 이집트에서 프랑스로 옯기기 위해 구멍을 냈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실권하면서 이 문화재 약탈권이 영국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사실 유럽을 대표하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대 유물은 모두가 약탈을 통해 얻게된 것이다. 자국의 문화재를 탈취당한 국가가 약탈해 간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들 국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박물관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고대 문화재를 다른 나라에 강탈 당한 것이 없으니, 돌려 주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을 수 밖에. 또다른 이유는 반환을 요구하는 국가의 문화재 관리수준을 보니 문화재를 돌려주더라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변명을 한다. 이 변명은 어쩌면 사실일 수도 있다. 바닥에 버려져 있는 그리스 신전 조각들을 다시 모아 박물관에 복원하여 놓은 것을 보니 이런 변명이 설득력이 있을 수도..
프랑스는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독일과 경합중이던 고속철도 입찰을 따냈지만, 그 이후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거부하는 이유중 하나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의 반대도 한몫하고 있닥 한다. 한국의 문화재 관리 수준으로는 외규장각 도서를 제대로 보존할 수 없을 거라는 엉뚱한 이유를 그럴 듯 하게 포장하여 반대한다고 했다.
2. 트라팔가 광장에서 타워브리지까지
그리스관을 마치고 한국관을 찾아보았으나 이번 전시기간에는 문을 열지 않았다고 해서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대영박물관에서 이층 버스를 타고 트라팔가 광장으로 갔다.
1805년 스페인 남쪽 트라팔가에서 벌어진 해전에서 나폴레옹이 지위하던 프랑스·에스파냐 연합군을 격파하고 영국을 지킨 넬슨 제독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광장이다. 넬슨은 이 해전에서 전사하게 되지만 영국인들은 그가 트라팔가 광장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네 마리 사자상이 수호하고 있는 광장 가운데 있는 높이 50m 기둥 위에는 넬슨 제독 동상이 서 있다. 네마리의 사자상은 전투에서 노획한 무기를 녹여서 만들었다고 한다.
점심은 배낭족에게 불친절하지만 맛과 양으로 유명한 왕서방 중국집에서 하려고 찾다가 한국에도 있는 피자헛 간판을 보고 즉석에서 계획을 바꿨다, 피자 한 판으로. 점심을 마치고 내일 오전에 있을 근위병 교대식으로 유명한 버킹검 궁을 잠시 들러보고 런던 아이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세인트 폴 성당을 관람하려고 했는데 입장 불허로 겉모습만 볼 수 밖에 없었다. 런던아이에 도착하니 겨울의 짧은 해가 거의 기울어 가고 있었다. 대관람차에서 런던의 해거름 야경을 감상하고 오늘의 마지막 행선지 타워브리지로 이동하였다.
템스 강 상류에 세워진 타워 브리지는 국회의사당의 빅 벤과 함께 런던 랜드마크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영국의 호황기였던 1894년에 총 길이 260m로 완성되었는데, 양 옆으로 솟아 있는 두개의 거대한 탑이 있다. 두 개의 탑은 높이 50m의 철골 탑이다.
탑에는 1,000t이나 되는 다리를 들어 올리기 위한 동력 장치가 있다. 지금은 증기 엔진이 아닌 전기 모터를 사용하지만 다리를 들어 올리는 유압의 원리는 당시와 동일하다고 한다. 탑 안에는 도개교의 원리를 알 수 있는 타워 브리지 전시관(Tower Bridge Exhibition)이 있으며 탑이 건설되었던 당시의 증기 엔진을 전시하고 있다.
템스 강의 조수 간만의 차 때문에 배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세워진 다리로 준공 당시에는 1년에 6,000회 정도 다리가 개폐되었지만 대형 선박이 지나다니는 횟수가 줄면서 현재는 200회 정도로 줄어들었다. 대형 선박이 지나갈 때마다 개폐형으로 만들어진 다리 가운데가 분리되어 양쪽으로 서서히 들리기 시작해 여덟 팔(八)자 모양이 되었다가 거의 90도 가까이 세워지는 모습은 많은 관광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장관이다. 다리가 들리게 되면 양 탑의 문이 닫히고 브리지 양쪽의 차선은 통제된다. 템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중 가장 야경이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 만큼 밤 하늘을 배경으로 조명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타워 브리지는 빼놓을 수 없는 런던의 명물이다.
타워브리지 옆에는 달걀모양의 런던시청사가 서있다. 엔틱한 타워브리지와 묘한 대조를 이루며 현대적 감각을 뽐내고 서있는데 런던의 모습을 한 층 세련되 보이게 하는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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