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촌 구석구석/오세아니아

NZ인생충전 D+2일 뉴질랜드 여행, 테카포호수 저 물빛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으랴! 하물며 쏟아져내리는 은하수는?

by 노니조아 2024. 3. 28.

옥빛 호반의 마을 테카포(Lake Tekapo)로 간다.
남섬 중앙에 자리한 Tekapo는 해발 710m의 작은 마을이다. 마을보다 훨씬 큰 호수는 ‘Milky Blue’라는 형언할 수 없는 색깔을 담고 있어 여행자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밀키블루의 비밀은 빙하에 있다. 빙하가 녹아내린 물에 주변의 암석성분이 함께 녹아들어 호수의 물빛을 결정하였다.

특히 일출이나 일몰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호수의 풍경은 결코 잊을 수 없다. 또한 710m 높은 지대에는 주변에 큰 도시가 발산하는 조명이 없어 밤하늘에서 한가득 은하수를 관찰하는 데 더없이 최적의 장소가 테카포이다.

2024. 03. 07. 치치에서 테카포로 이동한다.
애초 오늘 예정은 치치에서 227km 떨어진 테카포호수로 직진하는 거였으나, 흐렸던 하늘이 파랗게 열려서 캐슬 힐(Castle Hill)을 들러서 가자고 코스를 변경키로 하였다. 캐슬힐을 들러간다면 테카포 도착시간이 두 시간가량 늦춰지지만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는데 무리는 없다.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을 벗어나면서 차장으로 보이는 뉴질랜드의 첫인상은 광활하게 펼쳐진 농장과 그 속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양 떼들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민둥산이다. 한 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민둥산 기슭에 널브러져 있는 바위들이 모여있는 캐슬힐이다.

우리들이 찾은 뉴질랜드 첫 번째 명소, 캐슬 힐
캐슬힐은 원주민인 마우이족이 생활하던 곳으로 Kura Tawhiti라고 부른다. 그들은 이곳을 "먼 땅의 보물"이라고 의미를 붙였다. 3천만 년 전에 바다가 융기해 솟아올랐고 함께 융기한 바위들은 침식과 풍화로 지금 같은 경관을 조각하였다고 한다. 입구엔 마우이족으로 흉상 세 개가 나란히 서있다. 아마 이 지역을 지키는 장승이려나?

우리들은 처음으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처럼 뉴질랜드여행 첫 번째 방문지를 아낌없이 즐긴다. 마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1시간 정도 캐슬힐 산책을 마치고 입구의 그늘막에서 간식 겸 가벼운 점심식사를 가진다. 샌드위치, 아이스크림 그리고 과일이 오늘 점심 메뉴다.

Milky Blue Lake, 테카포를 마주하니
캐슬 힐에서 테카포로 이동하는 시간이 제법 걸린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곧바로 가도 3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캐슬힐을 경유하려면 그 노선을 벗어나 40분 넘게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침 9시경에 출발해 캐슬힐을 경유하니 네시가 훌쩍 넘은 시각에 테카포에 여장을 푼다. 짐을 정리하기가 무섭게 우리가 달려간 그곳.

테카포호수와 마주하는 순간, 짙은 청자색 물감을 두텁게 풀어놓은 것처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서우봉에서 내려다보는 함덕해수욕장이나 비양도가 보이는 협재의 물빛도 우리의 눈을 맑게 해주었는데. . .

호수를 바라보며 벤치에서 그렇게 한참을 보낸다. 빙하가 녹아내려 이 호수로 흘러들어오면서 함께 묻어온 미세 암석가루가 연출해 내는 물빛이라기엔 너무 아이러니하다.

선한 목자의 교회 (Church of Good Shepherd)
벤치를 털고 일어나 다음 장소로 옮겨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이자 가장 아름다운 교회, 선한 목자의 교회가 호수에 바짝 붙어 서있다. 개척시대 양치기들의 노고를 위로하기 지어졌다고 한다. 아름다운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소박한 교회 건물은 특히 제단 뒤 커다란 창을 통해 바라다 보이는 호수와 눈 덮인 산군은 압권이지만 평일인 오늘 문이 잠겨있다. 주일 예배시간만 개방한단다.

숙소로 가려면 선한 목자교회에서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 위에서 테카포를 눈에 충분히 담아본다. 날씨마저 우리 여행을 축복해 준다.

은하수를 보려고 음력까지 챙긴 여행일자?
테카포를 방문하면 반드시 세 가지를 경험해야 한다고 한다. 형언키 어려운 테카포호수의 물빛, 선한 목자의 교회 그리고 그 지붕 위로 하염없이 쏟아져내리는 은하수의 향연. 이것을 경험하려면 보이지 않는 곳으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바로 하얀 구름을 품은 맑은 날씨다. 옥빛 호수와 은하수 속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우리는 축복받은 여행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