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3. 15. 여행 11일 차 오클랜드에 비가 내린다.
크라이스트차치에서 새벽 6:20분 비행기는 연착도 하지 않고 8시에 우리들을 오클랜드공항에 내려놓는다. 미리 예약한 렌터카회사에 픽업요청하고 지정된 대기장소에서 기다린다. 남섬에서는 날씨가 더없이 화창했는데, 가랑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뉴질랜드여행에서 우리가 선택한 렌터카회사는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가 있는 APEX을 선택했다. HERTS나 AVIS 같은 글로벌 서비스망을 갖춘 회사는 공항 터미널에 사무실을 갖고 있어 차량 접수와 인수가 아주 편리하다. 하지만 로컬 회사는 청사 밖에 사무실을 갖고 있어 입국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으면 렌터카회사에 전화해 픽업을 요청하고 회사가 지정한 대기장소에 도착한 픽업차량을 타고 사무실에 도착해 차량을 인도받는다.
북섬 첫 일정을 미션베이로 잡은 까닭은
북섬에서 우리와 함께 달릴 차종은 현대차 8인승 스타렉스다. 남섬에서 우리와 열흘간 함께한 12인승에 비해 작은 차량이라 캐리어를 이중 적재하는 부담을 안고 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섬에선 이틀밖에 사용하지 않아 그 정도 불편은 어쩔 수 압수다. 대신에 최신 차종이 배정되어 애플플레이가 되니 운전이 한결 편하다.
미션베이 해변으로 북섬 첫 코스를 잡은 데는 이유가 있다. 필립이 미리 연락을 취해놓은 선물 매장이 주말엔 열지 않는다. 귀국 전에 마누카꿀, 프로폴리스 등의 선물을 구매할 수 있는 날이 오늘밖에 없는 데다 매장이 10시에 문을 연다니 그때까지 시간을 때워야 한다. 미션베이 해변에서 좌우대칭을 이루는 섬이 보인다. 랑이토토섬이다. 이 섬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아도 좌우 대칭으로 보인다는 필립의 설명을 들으며 카페에서 모닝커필 즐긴다.
로토루아 가는 길에 일어난 해프닝
션물 쇼핑을 마치고 일정표에 따라 로토루아로 출발한다. 여전히 찌푸린가 개일 기미가 없다. 오늘은 로토루아로 이동해 레드우드 그로브에서 삼림욕과 트레킹을 하고 저녁에 스파를 즐기는 일정이나 쇼핑으로 오전 시간을 뺏겨 스파만 하는 걸로 변경한다.
로토루아로 이동하던 중 신호가 셰프 정이 신호가 온다 하여 잠시 휴게소에 들러 쉬는 동안 캐리어를 다시 정리하는데 키스 안이 가져온 캐리어가 수상하다. 급히 캐리어 지퍼를 열어보니 참기름 내가 진동한다. 이제 저녁 남은 식자재들을 여유 공간이 있는 캐리어에 나누어 넣었는데 서로 믿거니 하는 바람에 마개를 꽉 닫는 걸 미룬 것이다.
휴지로 우선 훔쳐내면서 각자가 한 마디씩 거든다.
“로토루아 샾에서 새 거로 사고 이건 버려”
“그래 기름에 절어서 쓸 수 없어”
“회비로 새거 사자”
하지만 키스 안은 안된다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 캐리어가 마나님 거라 절대 버리고 갈 수 없단다.
로토루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서로가 달려들어 키스 안 캐리어를 욕조에 집어넣고 목욕시켜 준다. 자칫 네 탓이다! 니 탓이다! 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장교로 복무한 이력이 작용한 탓일까 문제가 발생한 원인 논박은 제쳐두고 결정된 것에 필요한 실행에 열중이다. 아마도 각자가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있기에 여태껏 사소한 분란조차 없이 유쾌하고 낭만이 그득한 여행을 함께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로토루아에서 그동안 쌓인 여독을 풀어낸다.
우리가 배정받은 숙소는 몽골식 게르형이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니 중앙에 넓은 거실이 있고 주방과 3개 룸이 빙 둘러 둥글게 자리 잡고 있다. 거실 천정은 원뿔형으로 솟아있어 시원한 느낌이다. 오늘도 주방팀은 오면서 준비한 찬거리로 정성껏 저녁을 차려낸다.
저녁을 먹고 밖을 내다보니 사위에 어둠이 슬그머니 내려앉고 있다. 숙소에서 가까이 위치한 폴리네시안 스파애서 뜨듯한 온천물에 몸을 담가보기로 한다. 입장권을 끊고 안으로 들어가면 노천온천 탕이 네 개 있다. 손으로 물 온도를 감지해 보니 그다지 뜨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천천히 탕 속에 몸을 담가본다. 노곤하게 풀려나가는 피로가 보이는 듯하다.
탕마다 적당히 뜨거운 온천물로 채워져 있어 냉탕 온탕을 들락거릴 필요 없다. 로토루아호수 옆에 바짝 붙어있어 호수변에서 수증기가 올라오는 걸 볼 수도 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몸에 쌓여있을 노독이 말끔히 씻겨나간 듯 가뿐한 몸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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