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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유럽

[우리 부부의 이탈리아 자유여행] 2일차, 바티칸박물관과 베드로성당은 아침부터 인산인해!!

by 노니조아 2024. 6. 27.
성베드로성당 입구에 있는 피에타는 현재 공사중. 박물관에서 모작을 전시해놓고 있다.

2024. 06. 08. 바티칸박물과 베드로성당 투어하는 날
오늘은 하루종일 바티칸시티 투어 일정이다. 시차적응은 단시일내 되지 않는 법. 어젯밤 11시가 거의 다 된 시각에 호텔에 도착하였다. 대충 씻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자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새벽 5시가 될 무렵에선 아예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어차피 오지 않을 잠이기에.

바티칸박물관은 입장권을 구매하여야 들어갈 수 있다. 베드로성당은 입장권 없이 보안검색만 거치면 들어갈 수 있다. 통상 바티칸박물관입장권을 구매하면 베드로성당으로 가는 전용통로가 있어 대부분의 해외에서 온 관광객은 바티칸박물관에서 시스티나성당의 천지창조를 관람하고 베드로성당으로 입장한다.

바티칸 박물관 입구

바티칸박물관 입장료가 왜 이리 비싸?
바티칸박물관 입장료는 20유로에다 현지 가이드비와 전용이어폰 대여료 3유로를 지불하여야 한다. 여기에 박물관이 전시하고 있는 작품애 대한 해설과 베드로성당 안내를 위해 지식가이드를 활용하려면 별도의 비용을 추가하여야 한다.

이른 아침부터 입장권을 구매하려고 줄을 서있다.

아침부터 몰려드는 입장객 줄은 박물관 담을 한 바퀴 돌지도 모른다. 요즘은 유럽자전거나라 같은 가이드회사에서 미리 패스트트랙권과 입장권을 묶어 판매하고 있다. 이걸 이용하면 8:30 정식입장시간에 맞춰 느긋하게 와도 된다, 두 시간 전부터 담장 아래에서 줄을 서지 않고. 허지만 50유로라는 만만치 않은 금액이 필요하다.

보르게세공원 서쪽의 핀치오 언덕(좌)에서 내려다 보이는 포폴로광장

로마에서 첫 번째 방문지 포폴로광장
우리가 묶고 있는 숙소에서 바티칸박물관까지 구글맵을 돌려보니 4.6킬로로 대략 걸어서 1시간 거리다. 행장을 꾸려 숙소를 나온다. 로마에서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보르게세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공원 서쪽 끝에 있는 포폴로광장으로 내려간다. 포폴로광장에서 아내와 셀카놀이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바티칸으로 향한다.

포롤로광장에 서있는 오벨리스크와 로마 북문인 포르타 델 포폴로(Porta del Popolo)

포폴로광장은 고대로마의 북문에 해당하는 장소로 아우구스트 황제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를 중심으로 산타 마리아 미라콜리, 몬테산토 성당이 있으며 북문 벽 쪽으로 네로황제의 무덤 자리에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 북쪽에 서있는 북문은 광장을 가로질러 베네치아광장과 포로 로마노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도로의 관문이다.

박물관입장 대기시간에는?
7시도 되기 잔에 박물관에 도착했다. 8:30 개장시간까지 한참 남아있다. 패스트트랙입장권을 구매하지 않은 일반입장객은 박물관 매표소가 열릴 때까지 이렇게 바티칸시티 담벼락에 앉아 길게 줄을 서야 한다. 무료하게 대기하는 시간을 활용하는 묘수를 지식가이드회사는 십분 활용한다.

박물관이 소장하는 작품 중에서 미켈란젤로가 남긴 불후의 먕작이자 가장 대표적인 시스티나 성당에 천장화인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에 얽힌 이야기를 지식가이드의 전문적인 해설이 이루어진다. 거침없는 입담에 시간 가는 걸 잊을 즈음 드디어 입장이 시작된다.

드디어 바티칸박물관에 들어간다~~~
입장권을 받은 다음 보안검색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가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나선형 계단이 기다린다. 예전에는 이 계단으로 입장하였는데 지금은 박물관 출구 계단으로 바뀌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박물관 투어를 시작해 본다.

처음 방문하게되는 전시관은 Pinacoteca (유명회화관)이다. 이탈리아에서 종교화가 시대별, 연대별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 수 있으며 그 가운데 라파엘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카라바죠 등 거장들 작품들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미술에 문외한인 우리 눈에도 중세의 그림과 르네상스에 접어들면서 남긴 작품 사이에는 색채와 화법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바로크미술의 거장 까라바조의 대표작 '매장'

특히 바로크미술의 대표인 까라바죠 작품 '매장' 앞에 서면 이제까지 보아왔던 종교미술 작품들과는 차원을 달리할 정도로 등장인물의 생생한 표정 묘사에 빛을 이용하는 강렬한 대비가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예수의 무릎을 잡은 채 어딘가를 응시하는 니고데모의 시선과 발목에 튀어나온 힘줄, 푸른 두건을 쓰고 망연자실 표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초쵀한 모습은 사실주의 그대로가 작품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가이드는 솔방울정원으로 안내한 다음 잠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이른 아침부터 걸어서 온지라 배가 고픈 김에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주문한다. 식사를 마치고 방문한 곳은 그리스 로마시대를 대표하는 조각작품이 있는 Belvedere정원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익히 배웠던 라오콘과 토르소 등의 작품을 직관할 수 있었다.

지도의 방까지 이어지는 박물관 투어에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는 정말 성심껏 작품을 선별하여 배경지식부터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설명을 하지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공간적인 배려는 전혀 만들어 낼 재간이 없다. 마치 파도에 밀려가듯 사람들에게 떠밀려 가는 상황이라 가이드의 열정이 오히려 안타까울 지경이다. 가볍지 않은 금전을 요구하는 만큼 일일 입장객 수를 제한하는 조치를 통해 박물관의 격조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왼쪽 아래 공책에 쓰고 있는 피타고라스, 오른쪽 아래 서있는 네사람 중 하얀 얼굴이 라파엘로

라파엘로의 방에서 남겨야 할 인증샷!
지도의 방을 지날 즈음엔 너무 많은 입장객 물결이 흐르는 데다 쉬지 않고 이동을 하다 보니 온몸이 땀에 젖어있다. 이제 남은 전시관은 바티칸의 하이라이트, 라파엘로의 방과 시스티나 성당이다. 라파엘로의 방은 ‘콘스탄티누스의 방’,‘헬리오도로스의 방’,‘서명의 방’,‘보르고 화재의 방’ 총 네 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서명의 방에 대부분의 관람객이 모여있다. 그 이유는 하나.

아테네학당에서 피타고라스, 라파엘로 등을 찾자보는 것도 재미

서명의 방에 있는 ‘아테네 학당’ 그림 속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두 현인의 모습만 따와 박물관 입장권을 넣다보니 박물관을 입장하는 대부분 관광객이 바로 이 그림 앞에서 사진과 같이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림 속에서 소크라테스, 헤라클레이토스, 피타고라스, 에피쿠로스, 알렉산드로스, 디오게네스 그리고 라파엘로 자신의 모습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시스티나성당의 천장화인 최후의 심판과 천지창조

라파엘로의 방을 빠져나오면 기다리는 시스티나 성당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나온다.  이곳은 지금도 교황 궐위시 새 교황을 선출할 때 추기경들이 모여 선거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시스티나 예배당은 1475년에서 1483년 사이에 건축됐다고 한다. 시스티나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전면에 최후의 심판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고 머리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면 천지창조가 그려져 있다. 십여 년을 그리느라 미켈란젤로는 심한 육체적 질병까지 얻었다고 한다. 이곳은 다른 곳과 달리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할 수가 없다.

성 베드로성당으로 넘어와서....
시스티나성당 관람을 끝으로 우리는 바티칸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성 베드로성당으로 넘어온다. 박물관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성당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손쉽게 베드로성당으로 들어올 수 있다. 오전 내내 우리에게 작품 설명과 안내를 맡았던 지식가이드는 베드로성당 옆에 한가한 곳으로 우리를 데려와 가이드 안내를 마무리한다. 바로 2023년 8월에  안치된 김대건안드레아 성인 서 계신 곳에서 가이드와 헤어지고 우리는 성당 안으로 입장하였다. 성당을 들어서 오른편에 보여야 할 피에타는 보이지 않고 하얀 장막이 드리우고 있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 최대 성당 건축물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 여럿이 건물을 설계했으며 수차례의 설계 변경을 거쳐 힘들게 완성된 건물이다. 부속된 예술품과 장식들도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할 만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배드로의 무덤과 의자, 제단인 발디키노는 공사 중으로 장막을 드리우고 있어 성당 안에는 눈여겨 찾아보아야 할 게 별로 없다.

베드로성당 쿠폴라에 오르는 방법
성 베드로성당 중앙에 우람차게 솟아있는 쿠폴라 맨 꼭데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성당의 넓은 옥상까지는 걸어 올라가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옥상에서부터 쿠폴라 돔 안으로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방법밖에 없다. 계단을 따라 오르다 보면 천장 돔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공사중이라 장막에 가리워진 베드로의 의자를 내려다볼 수 있다. 의자 뒤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 대리석 창이 보이고 대리석 창에는 12제자를 상징하는 12 개선과 삼위일체를 뜻하는 세 개의 원, 성령을 의미하는 비둘기가 있다.

쿠폴라에서 내려다 본 베드로광장

쿠폴라에서 내려다 보이는 성당과 광장 그리고 천사의 성까지 이어진 도로가 마치 열쇠 모양을 하고 있다. 바로 초대 교황이자 예수님의 가장 총애하는 제자인 베드로가 천국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 하여 그 형상을 구현하였다고 한다.

베드로광장에서 4개의 열주가 하나로 보이는 중심점을 찾아보자

베드로 광장에서 찾아보아야 할 것..
베드로광장은 베르니니가 설계한 광장으로 바로크 건축의 특징인 거대한 규모, 화려한 장식, 과장되고 극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특히 성베드로대성당이 두 팔을 벌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감싸 안는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다. 화려함속에서도 통일성을 갖추도록 한 설계자의 의도가 돋보인다.

퍽 이른 아침부터 부산스레 시작한 첫날의 투어가 오후로 넘어가면서 서서히 지쳐가기 시작한다. 날씨마져 30도에 육박하는 데다 먹는 것도 부실하지 않았던가. 더구나 팔팔한 2~30 대 나이도 아니지 않은가? 스위스용병이 입고 있는 세련된 근위복장을 보면서 광장 중앙으로 내려가 본다. 햇살이 살 속을 파고드는 것처럼 따갑다. 25.6미터 오벨리스크가 지운 그늘 속에서 잠시 광장을 들러본 우리는 바티칸 일정을 마무리 하기로 한다.

올드브릿지 젤라또 그리고 그 옆에 식당에서 먹은 피자와 파스타

광장을 빠져나오면서 젤라또를 먹어줘야 한다는 어느 유튜버의 제안에 따라 올드브릿지를 검색해 찾아간다. 날씨가 너무 더워 젤라또를 받아서 의자에 앉기도 전에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달꼼하고 차가운 기운 갑자기 식도를 얼려버리는 머리가 아뜩해진다. 젤라또를 해치우고 숙소 근처에 맛집을 찾아보려니 때를 너무 놓친 거 같다. 시장이 반찬이라지 않는가,  젤라또 옆에 있는 식당을 지나는데 유창한 한국말로 '어서오세요, 맛있어요!!' 한다. 우리는 서슴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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