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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유럽

[우리 부부의 이탈리아 자유여행] 3일차, 로마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시작해야하는 이유?

by 노니조아 2024. 7. 2.

2024. 06. 09. 오늘은 로마 시내를 돌아보는 날.
유럽의 유명 관광도시는 몰려드는 여행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로마도 예외가 아니다. 오늘은 트레비분수 - 나보나광장 - 판테온 - 진실의 입 - 포로로마노까지 오전 일정으로 하고, 숙소에서 쉬었다가 저녁에 콜로세움 - 스페인계단 - 베네치아광장을 돌아볼 예정이다.

트레비분수는 이른 아침에 가야 한다?
첫 일정을 트레비분수로 잡았다. 아직 시차적응에 미숙해 아침 이른 시각에 숙소를 나선다. 첫 번째 목적지 트레비분수를 향해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이른 아침에 가야 그나마 관광인파가 상대적으로 적어 우리 부부가 함께 동전 던지는 모습을 셀카에 온전히 담을 수 있으리란 계산에서다.

숙소에서 트레비분수까지 걸어서 40분 거리다. 7시가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중앙부에는 동전던지기 셀카를 찍을 대기열이 늘어서 있을 정도다. 부지런한 건지 여행의 트렌드인 건지 여하튼 참 부지런하다.

우리는 중앙에서 약간 비켜선 자리에서 그나마 사람들을 피해 사진도 찍고, 가장 중요한 동전던지기를 셀카로 다아본다. 동전을 한 번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온다지만 이번 생애 우리 부부가 함께 로마에 다시 올 기회가 있으려나? 그렇다고 이미 사랑을 이뤄 부부가 된 우리가 두 번을 던질 수도 없고, 이루어진 사랑이 깨지라고 세 번을 던지는 건 더더욱 안되지 않는가. 결국 한 번만 던졌는데....

이태리에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판테온 입장시간 09:00까진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나보나광장으로 발길을 재촉해 본다. 4대강 분수를 감상하고 오면 입장시간에 얼추 맞아떨어진다. 도착해 보니 공사 중에다 마라톤행사지가 되어 켜켜이 장막으로 가려져 있다.

만신전인 판테온에 들어가다.
모든 신들을 위한 신전이란 이름의 판테온은 기원전 27년 아그리파에 의해 처음 건립된 후 화재로 소실된  것을 기원 후 118년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원통형 건물로 재건축해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건축물이다. 천정에 있는 6미터 원형의 구멍을 통해 햇빛이 드어오는 자연채광은 지금도 관광객의 경탄을 터트리게 한다.

판테온을 방문하면 꼭 봐야 할 게 돔천장의 대형 구멍과 구멍으로 들어온 빗물을 빠져나가게 하는 배수구, 그리고 라파엘로 무덤이다. 생전에 판테온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라파엘로는 바로 여기에 묻어달라 유언을 남겼고 그 유언이 이루어진 것이다. 2천 년을 견뎌온 이 건축물은 작년부터 5유로 입장료를 지불해야 들어갈 수 있다.

판테온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아점을 부르는 소리가 배 안에서 들린다. 근처 캄포 피오리시장으로 간다. 트러플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향신료를 진열해놓고 있다. 야채, 과일도 팔고 있길래 먹거리 매대를 찾아본다. 하지만 우리나라 시장 같은 먹거리를 파는 곳은 없다. 하는 수없이 식당을 찾아 브런치 메뉴로 아침 겸 점심 요기를 한다.

로마의 옛 영화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
캄피돌리노 언덕을 올라 광장에 들어선다. 고대 로마가 세운 7개의 언덕 중 가장 작지만, 가장 아름다운 캄피돌리오 언덕에 있는 광장은 미켈란젤로가 1537년에 설계했으며 르네상스 건축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광장으로 올라가는 코르도나타 계단은 미켈란젤로가 의도한 착시효과로 유명하며 광장의 바닥으로 시선을 옮기면 직선과 곡선의 색다른 아름다움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고대 로마를 지배하던 행정과 사법기구가 모여있는 포로 로마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명소다. 지금은 당시의 위용과 영화를 대변할 건축물들이 대부분 소실되어 그 흔적만 남아있지만 남겨진 흔적만으로도 제국의 위용을 짐작하고도 남을 정도다.

또 하나, 포로 로마노를 내려다보는 자리에 로마 건국의 두 사람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늑대의 젖을 먹고 성장한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로마를 건국하였다는 신화를 형상화한 상징이 중앙 건물 오른쪽에 올려져 있다. 이렇게 로마제국의 시작과 번영의 현장을 한 자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캄피톨리노언덕이다.
로마에 콜로세움이 두 개가 있다?
캄피돌리노언덕을 내려와 왼쪽으로 가다 보면 콜로세움이? 무심코 길을 걷다 보면 콜로세움이 여기에 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콜로세움보다 83년이나 먼저 만들어졌으며 콜로세움의 모델이 된 곳이 바로 마르첼로 극장이다.

로마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극장터이며 로마 제국에서 가장 영웅적인 인생을 살았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 의해 시작되었다. 지금도 옛 모습을 절반가량 남아있는데 극장꼭대기엔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다고 한다. 조상이 남겨놓은 문화건축물 위에 주거용 주택이 지어져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현장이다.

진실의 입에 손이 잘릴지언정,
오래된 영화 ’ 로마의 휴일‘에 등장해 손을 넣고 물린 척하는 연기로 유명해진 지름 1.5미터 크기 진실의 입에는 강의 신 홀르비오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는데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잘라먹는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진실의 입이 하수구 뚜껑이라는 설과 아니라는 설로 분분하다.

오후로 넘어가는 시간인데도 진실의 입에 손을 넣어보려는 줄이 30분 정도 기다려야 할 정도다. 우리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본다. 진실의 입에 차례가 오니 안내와 순서를 관리하는 직원이 이들을 위해 사진도 찍어준다. 입장료 대신 기부할 수 있는 함이 마련되어 있다.

우리는 손이 무사함에 안도하며 진실의 입이 있는 성당 안으로 들어간다. 성당은 주교였던 성 밸런타인의 유골을 안치하고 있다. 그는 전쟁을 위해 결혼을 금지한 황제의 명을 어기고 젊은이들에게 몰래 혼인성사를 해주었다는 죄목으로 2월 14일 처형당한다. 그런 연유로 그의 순교일은 오늘날 연인들이 사랑을 고백하는 밸런타인데이가 되었다.

스페인계단에서 젤라또를 먹으면 벌금?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다니다 보니 더위가 가로막는다. 숙소에 들러 재충전을 한 다음 찾은 곳이 스페인계단이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바로 이 계단에서 젤라또를 먹는 장면이 나오면서 그걸 따라하는 게 연인에겐 로망의 장소가 된 바로 그 자리.

하지만 지금은 젤라또를 먹다가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거기다 영화의 그 계단에선 앉아있지도 못한다. 경찰이 상주하면서 이런 모습을 보일라치면 곧바로 쫓아와 제재를 가한다. 이들 경찰의 상주 덕분에 오히려 소매치기범들이 사라지는 순기능이 있어 비교적 안심하며 카메라 삼각대를 세워놓고 우리 모습을 화각에 담을 수 있다.

스페인계단 맨 위쪽에 트리니타 데이 몬티성당이 자리잡고 있다. 성당 입구에서 바라다보는 콘도티 거리와 베드로성당 쿠폴라는 일몰이 내려올 시간엔 그 모습이 압권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구름이 짙게 내려앉아 붉게 물든 일몰은 기대키 어려워 인증샷을 남기고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로마를 대표하는 상징, 콜로세움.
로마에서 딱 하나만 보고 간다면 단연 콜로세움이란 얘기가 있다. 서기 72년에 지어져 2.00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는 고대 로마의 흔적이자 당시로선 혁신적인 건축기술이 집약된 건축물이다. 지름 188m, 둘레 527m, 높이 48m의 거대한 건축물은 현대 토목 기술의 바탕이 되었다고 평가받는다.

콜로세움 내부를 입장하려면 묶음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 묶음티켓에는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 그리고 팔라티노언덕 입장권이 포함되어 있다. 입장권을 구매를 여러 번 홈페이지에서 시도하다가 결국 포기하였다.

경쟁도 심하고,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구매하는 과정도 그다지 매끄럽지 않고 무엇보다도 언제쯤 원하는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지를 예단할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였다. 그런 연유로 입장권 구매를 포기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해가 진 시간에 찾게 되었고 조명에 빛나는 모습이 더 신비롭고 장관이다. 이렇게 이른 아침 트레비 분수에서 시작한 로마시티 투어의 긴 여정을 마감하고 숙소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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