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가장 핫한 여행지, 돌로미티
“이번 여행에 우리 두 사람도 함께 갈 수 있을까? “
지금도 정기적인 산행을 하며 우정을 돈독히 하고 있는 고등학교 하숙집 동기 다섯이 2년 전에 돌로미티 여행을 계획했고 올해 6월에 열흘 일정으로 그 계획을 실행 중이다. 이 얘기를 접한 군대 동기가 여유 자리 있으면 함께 가고 싶다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전화를 받았다.

”집사람이 ‘텐트 밖은 유럽’을 보더니 불쑥 당신 친구들이 가는 돌로미티에 함께 갈 수 있을까?”
산행 뒤풀이 중에 군대동기 얘기를 꺼내며 렌터카 사이즈 이유를 들어 정중히 거절했다고 하니, 한 친구가 마나님 얘길 하며 같이 가고 싶단다. 텐트 밖은 유럽 편에 돌로미티가 소개되기 전부터 이미 여러 여행사에서 다양한 돌로미티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였고, 여행 유튜버들 사이엔 이곳을 다녀가지 않은 작가가 없을 정도로 그 유명세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돌로미티 추천 명소 10곳
이처럼 돌로미티가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지만 정작 어디를 어떻게 가야 제대로 돌로미티를 감상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하여 돌로미티를 다녀온 유투버 영상, 돌로미티로만 구성된 여행상품 그리고 잘 알려진 블로그를 탐독한 다음 지난해 6월 맛보기로 다녀온 경험에 비추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돌로미티를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누어 동부, 서부 그리고 남부지역마다 꼭 가보지 않으면 후회할 추천 장소로,
- 동부 :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브라이에스호수, 라가주오이산장, 친퀘토리, 소라피스호수
- 서부 : 세체다, 알페디 시우시, 아돌프 문켈 트레일과 산타 막달레나, 사소룽고
- 남부 : 비엘 델 판, 피츠보에와 싸스 포르도이, 카레짜호수
여기에 더해 이들 장소를 가면서 넘게 되는 passo(고개)는 여행에 맛을 더해주는 조미료가 된다. 그중에서 파소 지아우, 파소 가르데나, 파쏘 셀라, 파쏘 팔자레고, 파소 발파로라가 유명하다.

이들 명소들 중에서 10곳에 대해 차례로 알아보자. 여행유투버들이 추천하는 명소와 여행사 상품에 담겨있는 장소는 공통적으로 하루 3시간에서 5시간 정도의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이다. 이들 사이에 중복으로 추천하는 장소는 동부지역에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브라이에스호수, 친퀘토리, 라가주오이산장 4곳이고, 서부지역은 세체다, 알페디시우시, 사소룽고 3곳이다. 남부는 까레짜호수와 비엘 델 판 두 곳으로 모두 9개 장소다. 나는 여기서 서부에 아돌프 문켈 트레일과 산타 막달레나를 추가해 본다.

1. 돌로미티 대표선수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
트레치메 디 라바레도(Tre Cime di Lavaredo)는 줄여서 트레치메로 불리며, 이태리어로 세 개의 봉우리를 의미한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인 돌로미티의 상징이며 여행객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세 개의 봉우리가 정말 인상적일 뿐만 아니라 최고로 멋진 전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3개의 봉우리는 한반도의 최고봉 백두산보단 그 높이가 더 높아 치마 피콜로Cima Piccola(2,859m), 치마 그란데Cima Grande(2,999m), 치마 오베스트Cima Ovest(2,973m)이다. 트레치메를 방문한다면 로카텔리산장 뒤에 있는 포토스팟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제1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군과 오스트리아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당시에 참호로 구축한 동굴이 바로 포토스팟이다. 로카텔리산장에서 5분간 걸어가면 바로 나온다.


트레 치메(Tre Cime) 루프 트레일은 4개의 산장(Rif. Auronzo - Rif. Lavaredo - Rif Locatteli - Rif. Langalm)을 이어서 걷는 코스로 길이는 약 10km 정도로 대략 5시간가량 소요된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아우론조산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101번 트레일을 따라 시계 반대 방향으로 트레킹을 시작해 로카텔리산장에서 105번 트레일로 돌아오게 된다. 로카텔리산장에서 아우론조산장까지 오는 105번 트레일은 고저차가 제법 있고 길이도 길어 101번 트레일보다 체력적으로 부담되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어 여유를 갖고 걷다 보면 그다지 힘이 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

트레치메는 보너스 트레일 코스마저 가지고 있다. 아우론조산장에서 트레치메가 아닌 오른쪽 117번 길을 따라가면 바늘 끝처럼 뾰족한 봉우리로 이루어진 Cadini di Misurina 산군이 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모르도르타워를 연상케 하는 이곳은 전 세계의 사진가들이 반드시 찾아보는 인스타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을 갈 때는 가능하면 밝은 원색 자켓이 필수.. 여기서 인생샷을 남겨보자. View Point로 오르는 길이 아주 좁아 위험하니 주의하고, 항시 대기자가 기다리고 있으니 느긋하게 차례를 기다려 본다.

2. 서부 돌로미티 대표선수, 세체다(Seceda)
트레치메는 돌로미티 동쪽에 서있는데 반해 서쪽 돌로미티를 대표하는 곳이 바로 세체다이다. 3억 년 전 지각변동으로 바다가 융기하면서 절단된 칼봉우리 오른쪽 경사면에 푸른 잔디융단처럼 깔려있는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고, 초원 건너편에 우뚝 솟아있는 사소룽고 두 봉우리와 이루는 절묘한 조화는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 입에서 ‘Incredible scenery, 믿기지 않는 풍광!’이라고 탄성을 지른다.


세체다 2518에서 초원에 조성된 트레일 6번 - 1번 - 12B - 13번을 따라 Col Raiser까지 걸어보아야 세체다가 품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트레일은 급경사 없이 평이한 길이라서 어린이들도 쉽게 걸을 수 있다. 6월 말부터는 야생화마저 만발해 트레킹 맛이 배가된다.

3. 텐밖즈가 야생화에 감동한 알페 디 시우시
텐트 밖은 유럽 이탈리아편에서 출연자들이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드넓은 평원을 콧노래를 부르며 걷는 모습에 시청자들을 탄성을 짓게 한 그곳, 바로 알페 디 시우시다. 해발 2,000m의 Alpe di Siusi는 52 km², 무려 축구장 8,000개 크기에 이르는 광활한 대초원을 이루고 있다.

따사로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속에 아름다운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있는 푸른 초원을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이 주는 평화, 고요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넓은 대초원이라 돌로미티에서 가장 다양한 트레킹코스를 구성해 즐길 수 있는 게 알페 디 시우시의 장점이다. 오르티세이에서 리프트를 타도 Mont Seuc에 올라 그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짧은 구간도 있지만, 되도록이면 하루를 통째로 시간을 내 트레킹하길 권장한다.

추천할만한 트레일은 Ortisei에서 Mont Seuc으로 리프트를 이용해 올라와 Trail 6A – Trail 6 – Trail 3 - Trail 30을 따라 트레킹하고 Compatch에서 다시 리프트로 Panorama 2009로 이동해 Trail 6 - Trail 6B – Rif. Sonne sole – Mont Seuc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이렇게 돌아보면 대략 6 - 7시간이 소요된다.

4. 인스타 성지 산타 막달레나와 아돌프 문켈 트레일
Adolf Munkel Trail은 우리나라 방문객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트레일 코스다. 트레일은 Zans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원점회귀코스로 주차장은 넓지만 금방 채워지므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가장 일반적인 트레킹 코스는 Zanes산장 근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trail 6 -> Adolf Munkel Weg– trail 35 – 두 번째 갈림길에서 trail 36 - 산장 Geisler alm - trail 36 -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대략 9킬로 정도 되며 3시간가량 소요된다.

트레킹을 마쳤으면 숙소로 돌아가지 말고 돌로미티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스타의 성지인 산타 막달레나 뷰포인트로 가야 한다. 마을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타 막달레나교화를 바라보며 걸어 올라간다. 교회에 도착하면 내부를 둘러보고 오들레산군을 뒤로 두고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사진에서와 같이 숨 막힐 듯한 경치를 만나게 된다. 일몰이 가까워질 무렵에 가면 오들레산봉이 붉게 물든 절경에 취해볼 수 있다.

5. 친퀘토리,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
친퀘토리(Cinque Torri)는 이탈리아어로 세 개의 탑이라고 한다. 바람과 비가 오랜 세월에 걸쳐 빚어낸 이 기막힌 자연조각품을 한 바퀴 도는 쉽고 짧은 하이킹이지만 풍경은 입이 떡 벌어지는 전망을 선사한다. 전망은 어디에서나 놀랍고 제1차 세계대전 전쟁 흔적과 야외 전쟁 박물관은 방문을 더욱 특별하게 해 준다.


Passo Falzarego 3 주차장에서 리프트를 타고 스코이톨리아산장(Rif Scoiattoli)으로 올라와 친퀘토리를 시계방향으로 Treeking을 한다. 일주를 마치고 아베라우산장(Rif Avelau)을 거쳐 누볼라우산장 Rif Nuvolau)에서 친퀘토리와 토파나산군의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6. 돌로미티 최고의 전망대, 라가주오이산장
러가주오이산장(Rif Lagazuoi)은 2,752m에 위치해 풍경, 일몰 및 일출로 돌로미티에서 손꼽히는 명소다. 파소 팔자레고(Passo Falzarego)에서 리프트를 타고 산장까지 오르는데 10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산장에 도착해 사방을 둘러보면 여기가 왜 돌로미티에서 가장 멋진 조망지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산장까지 리프트로 올라가 십자가가 서있는 Picolo까지 천천히 걸어가면서 돌로미티 산군을 조망한다면 가슴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라가주오이산장에서 하루 묵으며 일출과 일몰을 보기 위해 돌로미티 트레커들은 일 년 전부터 예약을 서두른다.

7. 브라이에스호수, 돌로미티 최고의 호수로 꼽힌다.
브라이에스호수(Lago di Braies)는 미주리나호수, 소라피스호수와 함께 돌로미티의 3대 호수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브라이에스호수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밀키블루로 불리는 청자색 물빛을 담고 있는 호수를 한 바퀴 트레킹하는 데 대략 1시간 반정도 걸린다.


트레킹의 시작은 주차장에서 호텔을 지나면서 시작된다. 왼쪽으로 시작하는 트레일은 약간 가파르고 바위가 많기 때문에 호수의 오른쪽 길로 가는 편이 약간 쉽다. 호텔에서 맞은편 호수 끄트머리에는 Alta Via 1코스 출발점이 있다.

8. 돌로미티 지붕을 바라보며 걷는 비엘 델 판 트레일
돌로미티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산군인 피츠 보에, 사소룽고 그리고 최고봉인 마르몰라다를 바라보면서 트레킹을 할 수 있는 비엘 델 판(Viel del Pan) 트레일은 돌로미티를 대표하는 트레킹코스다. 이 트레일은 고대부터 인근 지역에 캐러반으로 으로 음식 등 상품을 운송하는 상인들이 이용하는 오랜 역사의 길이다. 돌로미티 현지어인 라딘어로 'bread path'인 'Viel del Pan'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트레킹은 알바 카나제이(Alba Canazei)에서 리프트를 타고 콜 디 로시(Col dei Rossi)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전망대(Belvedere)를 지나 프레다롤라산장(Rif. Fredarola)에서 601번 트레일을 따라 발길을 옮기다 보면 왼쪽으로 푸른 초원으로 덮여있는 산비탈이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계곡 건너로 마르몰라다 고봉이 빙하를 이고 있는 모습이 펼쳐진다. 트레일은 비엘 델 판 산장(Rif. Viel del Pan)을 지나면서 페다이아호수를 바라보면서 걷게 된다. 산장에서 다시 돌아갈 수도 있고, 페다이아호수까지 걸을 수도 있다.

9. 서부 돌로미티 어디서나 보이는 쌍둥이 봉우리, 사소룽고(SassoLungo)
서부 돌로미티 명소인 알페 디 시우시나 세체다 풍경에서 사소룽고가 없다면 그 풍광이 아주 단조로울 것이다. 그만큼 두 곳에서 바라보이는 사소룽고 두 개 거대한 암벽 봉우리는 압권이다. 세계의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사소룽고가 해발 3,183m이고, 그 옆의 사소 피아토(Sasso Piato)가 2,955m이다.

사소룽고 트레킹은 두 개의 봉우리 아래를 한 바퀴 도는 일주 코스가 있고, 파소 셀라에서 원통형 곤돌라를 타고 두 개 봉우리 사이에 있는 산장에 내려 걸어 내려오는 코스가 있다. 특히 두 사람만이 탈 수 있는 원통형 곤돌라를 오르고 내리는 스릴이 있어 이를 타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된다.

10. 물 속에 가라앉은 돌로미티 봉우리가 압권인 카레짜호수(Lago di Carezza)
알프스에서 영롱한 물빛으로 가장 유명한 카레짜호수는 산봉우리에서 녹아내린 눈과 지하에서 솟아오르는 용천수로 이루어져 있다. 6월 말쯤에 호수의 수위가 가장 높아 이 시기에 방문하면 물빛에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봉우리들이 수면에 가라앉은 모습과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물빛을 보고 있노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호수를 한바퀴 도는데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지만 걸어가면서 시시각각으로 달라보이는 물빛은 바라보노라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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