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을 마치고 Binghamton에서 새벽공기를 가르며 290여키로를 운전하여 05:30 Newark공항에 도착하였다. 출구수속을 마치고 탑승게이트로 이동하는데 공항 보안요원들이 "Stop, Don't move"외치며 공항내에 있는 여행객 모두에게 명령을 내리고 수상한 쪽으로 몰려갔다. 해프닝은 5분도 안되어 해제되었는데 일순간 살벌하고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뜬 눈으로 밤새 운전하고 오느라 탑승도 하기 전에 졸음이 쏟아진다.
Denver에서 내리면 Utah 주에 있는 아쳐스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까지 600여키로를 운전해야하는 부담으로 기내에서 푹 자둬야 했다. Newark에서 Denver까지 비행시간은 대략 4시간 반이 더 걸리지만 시차를 감안하면 오전 10시도 안되어 도착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기준하면 홍콩보다도 더 먼거리 비행인데도 국내선이라는 이유로 기내식 하나주질않고 판매한다. 하긴 우리나라의 50배나 되는 땅덩어리가 유럽대륙보다 크질않은가?
창문 아래로 봐도 끝없이 펼쳐진 미중부의 대평원
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Denver공항에 비행기가 내렸다. 사막지대같은 황량한 벌판위의 Denver 공항은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짐을 챙기고 나서 아직까지 빈속이라 우선 아침을 먹어야 했다. 공항 안에 있는 중식당에서 뜨거운 국물이 있는 메뉴로 아침을 먹고 이내 렌트카 빌려주는 곳으로 이동하였다. 한국에서 출국하기 전에 "여행과 지도" 라는 싸이트에서 보험조건까지 넉넉히 넣고 Deluxe 급으로 렌트카를 해외 싸이트보다 싸게 예약했는데 크라이슬러 세단인데 트렁크에 짐이 들어가질 않는다.
LA에서 반납할때까지 일주일동안 함께 우리와 생활해야 하는 차이기에 좀 더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닛산 SUV Passfinder로 바꾸었는데, 추가금이 당초 예약비에 30%를 더 물어야했다. 차는 출고된 지 얼마안되는 거 같아 깨끗하였고, 트렁크도 넉넉하였다.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 시간이 계획보다 지체되어 서둘러 출발했다. 아들이 가지고 온 네비로 목적지 유타주 모압을 입력하니 600여키로를 달려야 한단다. 록키산맥을 넘어 유타주에 있는 모압(Moab)이 오늘의 최종 목적지다. 덴버 시내를 우회한 지 얼마되지 않아 넓은 사막지대가 사라지고 나무들이 울창한 산속으로 접어들었다.
록키산맥 안으로 우리가 들어왔다. 한참을 오르막길을 오르니 눈앞에 아직도 녹지않은 눈이 산봉우리를 덮고 있는 광경이 펼쳐졌다. 3000미터가 넘는 고봉들 사이사이로 건설된 고속도로는 긴 터널 하나없이 가로질로 유터주로 갈 수 있다. 달리는 도로옆으로 콜로라도강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동안에 동서철도도 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기를 하는 구간이 꽤 길게 이어졌다.
당초 여행일정을 만들때 록키산맥 국립공원 내에서 일박을 하면서 장시간의 여행 피로를 풀려고 했으나 나머지 일정이 어느 것하나 뺄 수가 없을 정도로 유타주에 있는 국립공원이 매력적이어서 포기했다. 하지만 막상 운전대를 잡은 시간이 길어지면서 어제 밤 제대로 수면을 취하지 못해선지 무척이나 졸리웠다. 아들과 교대로 했지만 녀석도 졸리운가보다. 중간중간 경치가 괜찮은 장소가 나올때 마다 휴식을 가지면서 유타주가 나오기 간절히 바랬다.
그렇게 달리기를 너덧시간이 되었을 무렵, 길 옆에 대형 광고판에 유타주를 상징하는 Delicate Arche가 보였다. 드디어 유타주에 들어선 것이다. 이제 아치스 국립공원도 한시간 안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네비가 가리킨다.
숙소가기 전에 아치스국립공원을 먼저 들러, 이 공원이 자랑하는 대표 명소이자 Utah주의 상징이 되어버린 Delicate Arch를 일몰이 되기 전에 가보기로 하였다. 이 아치는 일몰에 봐야 아치가 가지고 있는 붉은 색이 가장 멋있게 발산한다. 공원입구를 들어서지 갖가지 이름이 붙은 아치와 조각품 같은 광경들이 즐비하게 길 옆을 장식하고 있었다. 입장권은 유효기한이 일주일이라 다른 곳은 내일 다시 방문하여 즐기기로 하고 델리케이트 아치로 달려갔다.
주차장에서 아치가 있는 곳까지 제법 걸어야 한다. 날씨가 흐려 일몰이 없을 것같은 우려도 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마음으로 걷다 보니 Delicate Arch가 보이는 View point에 도착했다. 벌써 사람들이 제각기 가지고 온 고급 카메라를 그에 걸맞는 삼각대에 올려놓고 일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중국인들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에 알려져 있긴해도 여행관광상품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아주 드믈어 단체관광으로 온 한국사람들은 보이질 않는데 중국인들은 무리를 지어 단체로 이곳을 방문한 것이다. 그곳도 사진 찍는 동호회처럼 고급 카메라와 장비를 갖추고.
해가 이미 서쪽하늘 아래로 져버린 줄 알고 실망했는데, 갑자기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추면서 아치에 붉은 옷을 입혀준다. 여기까지온 성의를 하늘은 져버리진 않는구나 싶었다. 괜찮은 사진 한장 건져보겠다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는대 햇살은 힘을 잃고 서산으로 기울고 말았다. 그래도 절반은 성공한 오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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