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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아메리카

2014 미서부여행, 닷세째날 대지가 살아있는 캐년랜드에 가다.

by 노니조아 2020. 2. 18.

2014. 5 19 여행 5일차

Moab에 여장을 풀고 푹 자고 일어나니 장거리운전의 피로가 많이 가셨고, 시차도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다. 오늘은 오전에 캐년랜즈 국립공원을 둘러보고 오후엔 다시 아치스국립공원으을 돌아보는 일정으로 했다. 호텔을 나서는데 하늘이 구름 한 점없이 한없이 맑다. 섭씨 30도에 이르는 기온이지만 습도가 낮아 찜통같은 더위라기보다는 서늘한 기운이 돈다.

호텔이 제공하는 간단한 서양식 조식을 먹고 가벼운 복장으로 Moab에서 북쪽으로 50km정도 떨어진 Canyonlands national park로 차를 몰았다. 공원 입구를 지나는데 아내가 입구표지판을 배경을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캐년랜드 국립공원은 많은 캐년들의 다양한 형태가 한곳에 집중되어 모여 있기에 아예 이름마저 ‘캐년들의 땅’이라고 명명됐다고 한다. 공원은 유타 남부 지역에 있는 다섯 개의 멋진 국립공원 중 하나로. 1964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지질학적 특징은 사암층으로 엄청나고 거대한 바위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사암층 기저에 염분이 섞여 있어 위쪽 바위들의 엄청난 무게 압박과 위로 치솟으려는 힘과 서로 맞부딪쳐 염분이 섞여있던 약한 가운데 부분이 무너져 내려 수많은 돔(dome)을 만들어 냈다. 그 바위 틈새로 식물들이 자라는데 연 강수량이 불과 약 20cm 정도여서 질긴 생명력을 가져야만 한다. 특히 가뭄시기 소나무들은 생존의 몸부림으로 몇 개의 가지만 남겨두고 나머지 가지는 죽도록 나둔다. 그렇게 하여 살아남은 소나무들은 바위의 갈라진 틈이나 웅덩이 같은 곳에 흙이 모이면 뿌리를 내려 비틀어진 채로 끈질기게 버티며 살고 있다.

 

공원은 그린 강과 콜로라도 강이 한복판에서 만나면서 크게 세 구획으로 나눠진다. 한 구획에는 강물이 만나는 지점 위쪽 약 610m높이의 험준하고 돌출된 지역은 하늘에 떠있는 섬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the Island in the Sky)’가 있다. 또 다른 구획에는 강물이 합해지는 동남쪽 지역은 비교적 풀과 나무숲이 있고 가파른 절벽 위로 빨갛고 흰 밴드를 한 약 400피트(122m) 높이의 뾰족한 첨탑들이 마치 바늘모양으로 촘촘히 서있어서 붙여진 ‘니들즈(the Needles)’가 있다. 그리고 강물의 서남쪽이 사람들의 자취가 없는 원시 그대로의 땅으로 캐년들이 마치 미로처럼 복잡한 구조라 ‘메이즈(the Maze)’라고 붙여진 곳이 한 구획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아일랜드 스카이만 돌아볼 예정이다. 공원으로 진입하기 바로 전에 데드 호스 포인트(Dead Horse Point) 주립공원이 뱀처럼 구불구불 굽이치는 콜로라도 강줄기를 볼 수 있다. 다시 돌아 나와 공원으로 진입하게 되면 오른편으로 비지터 센터가 나오고 이곳에서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다.

비지터 센터 맞은편에 있는 셰펴 캐년(Shafer Canyon) 전망대는 앞으로 있을 장쾌한 캐년랜드의 서막을 보여준다. 길 따라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그린 리버 전망대가 나오는데 그곳에서 내려다보이는 캐년은 강물이 유유히 흐르면서 형성된 캐년이라 일명 ‘스틸워터(Stillwater)캐년’이라고 부르는 멋진 경치가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의 백미는 뭐니뭐니 해도 해발 6080피트(1855m)에 있는 그랜드 뷰 포인트(Grand View Point)에서 보는 광경이다. 쫙 펼쳐진 넓은 평원에 강물이 굽이굽이 흐르고 곳곳에 캐년과 첨탑들이 저 멀리 끝없는 지평선까지 연이어 있다. 좌우로 고개를 돌려 이 광경을 보노라면 일말의 탄성이 절로 나오고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만끽하게 된다.

 

이 곳 여행의 백미는 길이가 50여미터에 이르는 무지개 모양의 메사 아치(Mesa Arch)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것이다.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그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 아치 가운데로 올라가는 것도 바람이 불다보니 자못 위함을 느끼게 한다. 순서를 기다려 아내와 함게 올라가 한 컷 담고, 또다시 순서를 기다려 아들의 독사진(?)도 담아주고 캐년랜드의 관광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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