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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아시아

홍콩-마카오여행, 마지막날은 루프탑바에서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다

by 노니조아 2023. 11. 7.

초이훙이 왜 젊은이의 핫플일까?
오늘은 홍콩여행 마지막날이다. 귀국 항공편이 오늘밤 자정이니 하루 온종일을 여행으로 사용할 수 있다. 홍콩여행시 오전비행기로 입국해, 자정비행기로 출국하면 숙박비를 절감하면서 꽉 채운 일정으로 즐길 수 있다. 물론 새벽에 인천공항에 떨어지므로 그날은 아침부터 피곤한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는 건 감수해야.

짐을 챙겨 체크아웃하고 호텔 프론트에 맡기고 오늘 첫 방문지 초이훙(Choi Hung Estate)으로 향한다. 요즘 핫플로 뜨고 있는 익청빌딩은 하늘을 가린 오래된 서민아파튼데 반해 초이훙 아파트는 제법 께꿈한 아파트와 함께 아파트 앞 주차장 옥상에는 무지갯빛으로 깔린 우레탄 바닥을 갖춘 운동장이 있다. 아파트와 운동장바닥의 묘한 대비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온다. 나이 든 내게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핫플이지만 함께 젊은이 속에 빠져본다.

홍콩에서 마지막 정찬, 베이찡덕으로 유명한 KIMG'S LODGE

홍콩에서 맛봐야 하는 메뉴의 마지막은 베이찡덕
지난 3일간 시식한 메뉴는 홍콩 여행시 추천요리였다. 완탕면, 차찬탱, 딤섬, 마파두부, 스파이시 크랩까지 먹어보았고 오늘은 드디어 베이징 덕을 먹어볼 차례다. 침사추이에서 배이찡 덕으로 유명한 KING'S LODGE에 도착한 시각은 12;00가 가까워질 무렵이었다. 혹시 대기열이 있을까 했는데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우리는 종업원에게 추천요리를 부탁하니 베이찡덕이 포함된 세트메뉴를 추천하길래 그대로 주문한다. 조금 기다리니 마파두부와 탄탄면이 나오고, 한참을 기다리는 드디어 메인요리가 나온다. 시장이 반찬인지 적당한 두께의 오리껍질을 밀쌈에 오이와 대파를 함께 넣고 소스를 얹어 한입 먹으니 느끼하지 않은 게 제 맛이다. 마파두부에 밥을 비벼 먹는 맛도 좋았다. 맛도 좋았지만 계산을 카드로 해도 되니 다행이다. 

이소룡, 부루스 리를 찾아서
다시 침사추이해안길로 나왔다. 어제 저녁 레이저쇼를 보고 이소룡이 서있는 데까지 오려다가 거리가 제법 멀어 오늘로 미뤘다. 1970년대 홍콩영화의 대명사였던 그가 서있는 곳은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동쪽으로 이어진 해안길 거의 끝이다. 리젠트호텔 앞에 전형적인 쿵후자세로 서있는 이소룡과 맞서 한판 뜨자는 폼으로 그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홍콩정부가 공짜로 준 구디즈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루프탑 바로 향한다.

홍콩을 방문하는 여행객에게 지급되는 현금바우처 구디즈

구디즈 바우처로 순례한 루프탑바 첫번째는 OZONE
여행오기 전에 회원가입하고 공항이나 시내 여행 안내소를 방문하면 구디즈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100HKD 상당의 상품을 골라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아이들이 루프탑바에서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미리 홍콩관광청 홈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루프탑바를 검색해 놓았기에 해가 지기 전에 루프탑바에서 칵테일과 함께 야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우리 가족 한 사람당 한 장씩이니 두장씩 나누어 두 곳의 루프탑 바를 순례하기로 한다.

리츠칼튼 118층에 있는 루프탑바, OZONE

첫 번째 순례지는 침사추이 서쪽에 서있는 초고층 건물 ICC(International Commerce Center) 118층에 자리한 OZONE이다. ICC건물  리츠칼튼호텔을 찾아가면 118층의 OZONE으로 바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입구가 나온다. 엘리베이터에 오르면 순식간에 118층으로 우리를 올려다 준다. ICC건물 외부는 경관조명을 활용하여 롯데타워처럼 다양한 문구를 수시로 표현한다. 홍콩섬에 레이저쇼가 펼쳐지기 전에 ICC빌딩을 바라보면 카운트다운의 건물 벽에 나타내준다.

OZONE은 외부와 내부로 구분되어 있는데, 외부는 하늘이 뚤려있어 비가 오는 날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다. 우리는 홍콩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외부에 자리를 잡았다. 구디즈쿠폰으로 칵테일 세 잔을 주문하고 한 잔은 따로 계산하였다. 구룡반도 끝자락에 서있는 빌딩과 바다 건너 홍콩섬에 서있는 IFC 건물에 아래로 볼 정도로 높은 데서 내려다보니 장관이다. 빅토리아 피크가 우리 눈높이로 보일 정도다.

주문한 칵테일이 나온다. 두 잔은 스파이시한 것을 주무했는데 손잡이 부분에 달려있는 심지에 불을 붙이니 순식간에 불꽃이 터지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약간 쌉사름하고 매콤한 맛이 가미된 칵테일을 한 모금 입에 넣고 음미해 본다. 우리는 칵테일을 앞에 놓고 지난 4일간의 홍콩여행을 반추해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다녀본 곳의 위치를 찾아보기도 한다.

침사추이 Eyebar에서 레이져쇼를 감상한다

루프탑바 순례 두번째는 Eyebar
사방이 어두워질 무렵 우리는 OZONE에서 내려왔다, 두 번째 순례지 Eyebar로 가기 위해. Eyebar는 페닌슐라호텔 뒤에 서있는 iSQARE 빌딩 32층에 있다. 페닌슐라호텔이 정면에 서있는 홍콩섬 일부를 가리지만 레이저쇼를 보는 데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미 OZONE에서 구디즈바우쳐를 세 장이나 사용해서 여기선 한 장밖에 사용할 수 없다. 사실 OZONE의 칵테일 한잔 값이 여기서 맥주 세 잔값과 맞먹으니 합리적인 지출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주문한 음료를 놓고 홍콩의 야경을 감상하고 있는데, 아이들은 옆자리에 있는 젊은 청춘 여행객과 이야기꽃에 열중이다. OZONE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도 좋았지만 눈높이가 적당한 이곳은 보다 편안하다. 여기서 우리는 마지막 레이저쇼를 관람하려고 한다. 마카오를 갔던 둘째 날 빼고는 매일 저녁 홍콩섬에서 펼쳐지는 레이저쇼를 매일 본 셈이다.

침사추이해변에서 바라본 레이져쇼

레이저쇼가 끝나면서 우리의 홍콩-마카오 여행도 마무리되어 간다. 마지막으로 이층버스를 타고 숙소인 로얄플라자호텔로 가 벨보이에게 택시를 요청한다. 숙소가 몽콕동역에서 가깝다 보니 AEL을 이용하려면 캐리어를 끌고 MTR을 두 번 갈아타야 한다. 비용도 4인 단체 발권에다 MTR비용을 더하면 오히려 택시가 싸고 편리하다. 시간도 절약되고....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10시가 넘어가고 있다. 딸아이가 사용하고 남은 옥토퍼스카드 잔액을 환불하는 동안 공항 서쪽에 걸려있는 라이트형제의 모형비행기로 간다.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공중에 걸려있다. 출국심사를 모두 마치고 출국장으로 들어가니 이미 면세점은 모두 문을 닫았다. 심야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려면 따로 할 일이 없어 게이트 앞에서 무작정 대기하는 길 밖에 없다. 이렇게 우리는 4일간 한가족 여행이 마무리된다. 

딸아이가 다음번 가족여행은 스페인으로 가자고 한다. 바르셀로나 가우디 성당이 2026년 준공하니 그때 함께 가자고 한다. 지금부터 열심히 적금을 부어놔야겠다. 아이들 뒤만 따라다니며 즐겁게 여행한 홍콩이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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