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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108

지리산 화대종주5 -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시인 이원규)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지 보름이 지났다. 종주를 출발하기 전에 이원규 시인의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을 몇 번을 읽고, 되뇌였던 건만. 이번에도 건성으로 지리산을 훑고 지나왔다. 시인이 내게 말해 주고자 했던 걸 난 한 줄도 느껴보지 못하고 왔으니까.... 지리십경 중에서 어느 하나도 내게 다가와 주질 않으니 , 이는 필시 지리산이 내게 견디기 어려울 때 다시 찾아오라고 일러주는 것이리라... 지리십경에 맞추어 다시 시를 꺼내어 읽고, 또 읽어 보았다. 지리십경을 맞이하려면, 가을에 홀연히 지리산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천왕일출, 피아단풍, 벽소명월, 섬진청류요, 여름에 견딜 수 없어 찾아가면 노고운해, 불일폭포요, 봄이 짙어질 무렵은 세석철쭉, 반야낙조, 연하선경을 보여주리라. 그리고 미리 약속을 하.. 2020. 3. 5.
[2015.10.27] 지리산 화대종주 - 결국 대원사길을 포기하고 중산리로 03:30 세석에서 행장을 꾸려 길을 나섰다. 천왕일출을 보려면 세석산장에서 이시간에 떠나야한다. 안개가 온세상을 덮고 있다. 나처럼 천왕일출을 보려는 산객이 하나 둘 길을 나섰다. 세석에 제법 경사가 있는 촛대봉을 넘어 젖어있는 나무뿌리와 자갈들이 얽혀있는 험로를 렌텐에 의지해 걸어나갔다. 삼신봉에 다다르니 어둠 속이지만 안개가 걷히고 시야가 트였다. 산아래 도시의 불빛이 선명하다. 예보에 따르면 오전에 비가 제법 뿌린다고했는데, 동쪽 하늘은 어둠이 물러가고 회색빛으로 변해가고 있다. 05:20 연하봉을 지나면서 길은 완연히 평지로 바뀌었다. 세석에서 촛대봉에 올라 일출을 보고 장터목으로 갈 경우 오늘처럼 안개와 구름이 봉우리와 게곡을 덮는 날에는 여지없이 연하선경을 얻을 수 있을텐데, 괜스레 새벽부터.. 2020. 3. 5.
[2015.10.26] 지리산 화대종주 - 노고단에서 세석까지 무념한 산행 04:00 서둘러 행장을 채비하고 취사장으로 나섰다. 이른 저녁부터 잠을 이루려 했으나 잠을 잘 수 없었다. 아무리 잠을 청하려해도 도시 잠이 오질 않는다. 까닭을 알 수 없었다. 산장 안은 훈훈해서 속옷만 입고 있어도 덥다. 덥고 건조하여 잠을 못이루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난방이 잘되어 있다. 03:00부터 산행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읽은 터라. 거의 뜬 눈으로 세우다 싶이 하다가 새벽 네 시가 다가올 무렵 누워 있어도 잠이 올 것 같지 않아 짐을 챙겨 취사장으로 나갔다. 라면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커피를 마시며 오늘 가야할 코스와 시간 계획을 잡았다. 밖은 비늘구름 사이로 새벽별이 초롱초롱하다. 산아래 남원과 구례의 가로등이 길을 밝히고 있다. 05:01 세석산장까지 20여키로 대장정을 출발하였다... 2020. 3. 5.
지리산 화대종주 - 화엄사에서 노고단 오르는 길이 이리 힘들었나 2015년. 10월 25일. 05:05 어제 밤에 맞추어 놓은 귀뚜라미 알람이 나를 깨운다. 어제 꾸려놓은 배낭을 짊어지고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갔다. 무게가 제법20kg에 육박하는지 근 10년 가까이 산행을 멀리하면서 부담을 느낄 정도로 무끈하게 어깨를 압박한다. 잠실나루에서 버스를 내려 지하철 역까지 걸어가는데 허리에 배낭 무게 압박을 느끼게 한다. 종주산행이 과연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이 아닐까? 자꾸 작년에 무리했던 자전거 종주의 후유증이 수술로 이어졌던 악몽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괜스레 고집을 부린 장거리 산행이 다시 몸을 망치게 되는 건 아닐까? 지금이라도 계획을 접고 집으로 돌아갈까하는 번잡한 생각을 하는 사이 지하철이 플랫폼으로 들어서고 있다. 잠실나루에서 지하철로 갈아탔다. 사람이 듬성듬성.. 2020.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