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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산으로 가자

관악산 장군봉산행, 관악산을 5대 嶽山 품에 넣을진들 그 누가 탓하랴!!

by 노니조아 2022. 11. 19.
마치 흐드러지게 핀 바위꽃이 지천인 관악산 남사면

2022. 11. 17, 목요일 관악산으로 대체 산행을 나서다.
지난 11월 초, 설레이는 마음으로 한껏 기대풍선을 부풀려왔던 영남알프스산행을 취소하여야 했다. 우리 무리를 산행의 기쁨 경지로 이끌던 Mangsan이 그만 늦깍이 코로나에 잡히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예약된 교통편과 일정을 부득이 취소하고 친구 감금(?)해제를 기다려 영남알프스를 대신해 오늘 관악산을 찾았다.

10:00정각, 과천청사역 10번 출구에서 Mangsan, CV감리와 조인하였다. 그다지 만남을 자주 하지는 않는 편인데도 엊저녁에 만나고 오늘 아침에 또 만난거 같다. SNS 공간이 항상 열려있어 물리적인 만남을 대신 이어주어 그럴꺼란다. 맞는 말이다. 저 멀리 오늘 올라야 할 정상을 가늠하고 산행에 나선다.

오늘 산행을 이끌 Mangsan과 CV감리

과천청사역에서 발행한 우리는 신천강씨 중시조묘역과 과천시청 사이로 난 관악산둘레길로 들어선다. 묘역은 조선 태조의 계비이자 1차 왕자의 난 중심인물 방석의 생모인 신덕왕후 오빠 강득룡을 모신 것으로 현판은 안내한다. 강득룡은 이성계가 고려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개국하자, 충신은 두 사람의 군주를 섬길 수 없다며 끝까지 벼슬을 사양함에 이성계는 그를 안릉부원군에 봉하고 안정공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무릇 큰 정치는 대의가 맞지 않는다고 그를 징치하지 않는 법.

가을은 깊어지다 못해 이미 입동에게 막히고 겨울이 툇마루에 엉덩이를 걸치고 있을 지경인데 빨간 애기단풍은 천진스럽게도 길섶에서 지나는 산객에게 날 보라는 듯 손짓한다. Mangsan은 역시 그가 즐기는 역할에 충실하다. 우리를 애기단풍과 맞세워넣고 셔터질이다. 저 지극함을 어찌 막을손가…

관악산(冠岳山) 명칭의 유래
관악산은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놓은 모양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이 갓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했다. 관악산은 빼어난 수십 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 된 나무와 온갓 풀이 바위와 어우러져 철따라 변하는 산 모습의 마치 금강산과 같다 하여 "소금강(小金剛)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 하여 '서금강(西金剛)이라고도 하였다. 또한 관악산 산봉우리 모양이 불과 같이 화산(火山)이 된다고 해서 이 산이 바라보이는 서울에 화재가 잘 난다고 믿었다. 따라서 그 불을 누른다는 상징적 의미로 산 꼭대기에 못을 파고,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옆 양쪽에 불을 막는다는 상상의 동물인 해태를 세웠다고 한다.

오늘은 장군봉능선-연주대-케이블능선을 이어가는 환상종주
관악산 정상에 서있는 연주대를 오르는 등로는 북한산만큼이나 다양하다. 관악산과 삼성산을 묶어보면 북한산과 도봉산 만큼이나 자락자락마다 산객들로 북적인다. 더구나 과천에서 오르는 능선으로 잘 알려진 등로부터 육봉능선, 칠봉능선, 미소능선, 장군봉능선 등 갈 때마다 코스를 달리하여 오를 수 있다. 오늘 우리는 전에 가본 코스를 배제하고 문원폭포에서 장군봉능선으로 오른다.

능선을 따라 오르면 좋은 것이 중간 중간에 시원스레 조망이 터지는 돌출암반에 서서 올라온 길을 되짚고, 올라갈 길을 더듬어보며 숨돌림 기회를 갖게 해준다. 물론 계곡에 비껴 걷는 길은 시원한 그늘과 쉬지않고 재잘거리는 계류 속삭임에 지루하지 않아 좋다. 산행은 그 어느 걸 택해도 결국 좋다.

주먹바위

기암마다 붙여진 이름은 누구 솜씨
북한산만큼이나 기암들이 도처에서 제 모습에 겨워 행여 산객이 눈길을 주지않고 지나칠까 조바심한다. 주먹바위가 우릴 보고 손짓하고,

이따금 제 모습을 산객이 멋적게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이 바위는 차라리 도봉산에 누워있는 여성봉 옆에 서있으면 초례청이라도 차려주지.

이 놈들은 백주대낮에 너무 적나라하다. Mangsan을 따라 산행을 갖게 되면서 한양을 두른 산들마다 품고있는 기암들을 제법 마주할 수 있다. 지난 봄에는 수락산 썩은 사과바위와 코끼리바위를 만났고, 사패산에선 선바위, 물개바위, 지도바위, 달팽이바위를 소개받았다.

육봉능선에서 장군봉능선으로 오는 길에 관음바위가 서있다. 관음바위가 어깨 높이에서 조망된다면 관악산 주능선이 코앞이렸다.

관악산 산행을 만만히 봤다간 큰 코다칠라
이전 산행에 비해 오늘은 무척이나 힘들게 오른다. 헉헉대며 겨우 오르는 날보고 엄한 곳에 기력을 쏟고 산행에 나서서 그런다고 놀려댄다. 아무리 엄한 데 기력을 쏟았어도 회복될 시간이 이미 지났다. 그렇다고 벌써부터 세월을 탓할 나이는 아직이건만 오늘은 전에 없이 산행에 허우적댄다. 이번 주말엔 제주도로 가 한라산을 올라야 하는데. . . .

오르는 중간에 휴식차 각자가 준비해온 간식거리를 먹으며 그간의 사정을 들추며 얘길 나누고 있는데 등산매니아 수준으로 보이지않는 일패가 험한 바위를 기어올라 우리 안식처로 불쑥 나타난다.

저간의 사정을 들으니 문원폭포에서 쉬운길이라 써있는 이정표를 보고 올라오다 길을 잃자 무조건 위로 오르다 보니 예까지 왔단다. 올라온 코스가 꽤나 험난한 지형인데 그나마 무사히 올라 다행이다. 목적지가 우리와 같아 연주대 분기점까지 안내해주었다.

드디어 멀리 연주대가 보인다. 허걱거리며 바위사이로 난 등로 오름이 이제야 끄나려나보다.

케이블카 종점이자 집단 통신시설기지를 지나서 바라보이는 암벽능선 너머 관악산 정상 표지석이 걸쳐있는 연주대로 힘든 행보를 이어간다. 관악산 정상은 크고 작은 바위투성이라는 걸 새삼 실감한다.

암로를 벗어나 계단길로 들어선다. 절벽 위에 세워진 연주대 아래로 사당역으로 뻗어내려가는 능선이 이어진다. 오늘 산행 정상이 코앞에 있다.

연주대는 관악진 기암절벽 정상에 자리 잡은 암자로 원래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이름이 의상대였으나, 고려가 망하자 조선을 반대하던 유생 몇 사람이 이곳에 올라와 숨어살면서 고려왕조를 생각하였다고 하여 연주대로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비로소 관악산 정상에 올라 인증샷! 허우적거린 내 체력으로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하였건만 두 동행은 한마디 불평없이 산행을 즐긴다.

연주암으로 내려온 우리는 하산코스로 케이블카가 이동하는 로프웨이와 나란히 이어지는 능선을 선택하였다. 관악산을 셀 수 없을만치 오른 Mangsan이 아직까지 이 코스를 섭렵하지 못했다고 한다. 역시 내려가는 길 역시 암벽으로 이어진다.

오늘 우리가 오른 장군봉능선 너머로 육봉능선, 칠봉능선 산줄기가 겹쳐서 내려오고 있다. 하루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있다. 아직 내려갈 길이 제법 남아있다.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거친 암벽들도 이제 그 모습을 거두어들인 즈음에서야 오늘 하루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하산길이 계곡으로 이어지면 남은 거리를 알려주는 이정표를 자주 찾으면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반해 바위와 암벽을 따라 우회하거나 바위를 지나내려오려면 안전에 신경이 곤두서 남은 거리를 헤아릴 여유가 없어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하산 후 이어지는 뒷풀이는 CV감리 친구가 자기 권역으로 왔으니 부담하겠다고 한다. 두부김치를 안주삼아 막걸리로 갈증을 지우고 찌게로 배를 덥히면서 관악산 산행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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