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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산으로 가자

한라산 성판악-백록담 원점회귀 종주, 한라산 등정인증서까지 받았다.

by 노니조아 2022. 11. 30.

2022. 11. 21. 한라산 날씨는 우리편.
이번 제주도 여행은 기상상태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 추자도로 가는 배가 무사히 왕복할 수 있을런지? 한라산 등산은 비가 오면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출발 이틀 전까지 기다렸다가 만석이 되기 전에 한라산탐방과 추자도 배편을 예약하였다, 당초에 계획한 일정을 수정하고.

성판악 하산길에 구름대가 드리워진다.

주간예보로는 전일정동안 맑음이다가 출발일이 가까워질수록 비가 오는 날이 늘어난다. 제주에서 첫일정은 하루종일 비와 함께 하였으나 한라산에 오르기로 한 오늘 하늘은 맑다. 백록담을 찍고 내려올 때까지 계속 맑게 개인 하늘을 기대하며 숙소를 나선다.

어제 내린 비로 등로가 촉촉하다.

이른 아침시각에 제주시청 인근의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제주버스 어플은 성판악주차장까지 40분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281버스로 성판악주차장에 내린 시각은 8시 20분. 한라산 탐방로를 예약할 때 06:00~08:00 시간대를 선택하였기에 지각하였다는 이유로 입산을 허락하지 않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무사통과. 등산로 입구를 지나서 속밭 4.1Km는 거의 평지에 가까운 오르막이고, 목재 데크와 삼마대가 깔려있어 걷기에 거의 불편함이 없다.

양날의 칼, 한라산 조릿대
완만한 등로 양쪽으로 조릿대가 지천으로 깔려있다. 성판악에서부터 진달래대피소를 지나 1800미터에 이르는 고도까지 퍼져있다. 한라산의 생물종 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는 조릿대때문에 한라산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과 국립공원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태풍이나 폭우로 유실되는 지형을 보전하고 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인간세상과 마찬가지로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는 지혜를 조릿대는 가져보는게 어떨까?

완만하게 이어져오던 등로가 잠시 호흡을 가파르게 한다. 답답한 행군을 하고 있는데 물자나 시설을 운반하는 궤도차가 끼룩거리는 소리를 내며 우리와 함께 오른다. 빈자리에 올라타고 싶다.

해발고도 1200미터 지점을 통과한다. 고도 750미터 성판악에서 한시간 반동안 올라온 게 겨우 고도를 450미터 높이는데 그친다. 앞으로 해안에서 성판악 높이만큼 올라가야 한다.

이번엔 사라오름도 올라보자.
지난번 등반때는 처음이라 사라오름을 그냥 지나쳐버렸는데 이번에는 지나칠 수가 없다. 어제 비까지 내려 오름 굼부리가 연못으로 변해있을테니 더더욱 가보아야 한다. 등로에서 왕복 30분이면 족하다. 오늘 진달래대피소 통제시간이 12:00라 시간도 충분하다.

제법 경사가 진 계단을 10분가량 거친 호흡을 뱉으며 오르자 눈앞에 사라의 멋진 굼부리 호수가 우리를 반긴다. 연못을 한바퀴 돌아볼수 있도록 데크길이 빙 두르고 있다. 우리가 서있는 데크 반대편에 한라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오늘은 패스, 자칫 하다간 진달래대피소 통과시간을 놓칠수도 있다

사라오름에서 내려와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로를 오르는데 어제 내린 비가 자꾸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거친 화산암 잔돌들이 산행을 이어나가는 길이 쉽지 않다.

끝모르게 이어지는 계단을 오르기도 버겁다. 이 계단은 어디쯤에서 멈추려나. 그래도 거칠게 나뒹구는 너덜지대를 오르는 것보다야 낫다.

진달래대피소에 라면은 없다?
성판악 입구를 QR인증받고 출발한 지 세시간만에 사라오름을 들러서 진달래대피소에 도착했다. 숙소를 나서기 전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가자고 하니 아내가 대피소에서 사먹자고 한다. 헌데 대피소에는 라면도 없고 공단 관리직원도 뵈질 않는다. 이른 아침에 숙소에서 겨우 샌드위치 한조각 먹고 올라왔는데 이를 어쩌나

하는 수없이 하산할 때까지 굶어야 할 팔자. 다행히 싸가지고 온 과일로 얼마간의 허기를 재우고 대피소를 나섰다. 대피소를 나서 돌길을 헤치고 올라가는데 해발고도 표지석이 1600미터란다. 아직도 350미터 고도를 높여야 한다.

수목지대를 벗어나면서 고사목들이 누워있다. 사방이 확트인 조망이 시작된다. 서서히 키작은 잡목지대 사이로 길게 오르막 계단이 이어진다.

해발고도 1900미터. 정상이 코 앞이다.

구름이 에워싸려는 백록담을 배경으로 정상 인증샷을 남긴다. 두번째 한라산 등정에 성공한다. 세번 도전해서 두번을 성공했으니 우리는 운이 좋았다. 어제 한라산을 오르던 친구는 첫번째 시도였는데 줄기차게 내리는 비로 사라오름에서 하산했다고 한다.

백록담 정상석을 배경으로 품앗이 인증샷을 남긴다. 정상석을 바로 옆에 두고 찍는 인증샷 대기줄이 너무 길어 우리는 좀 떨어진 자리에 다른 사람들과 품앗이 샷을 건졌다

관음사로 하산을 포기하고 원점회기 하산.
4년전에 올라왔을 때는 관음사로 하산했다. 이번엔 아내가 성판악으로 내려가자고 한다. 관음사 하산길이 너무 지루했다는 핑곈데 실은 나의 실수때문이다. 그 때 관음사로 내려갔는데 시내까지 연결되는 버스가 없어 버스정류장까지 더 걸어갔었다. 하산했다고 좋아했는데 또 3키로를 넘게 걸었던게 화근이 되어 오늘 성판악 하산에 이의를 달수 없다.

관음사 방면으로 내려가는 하산길로 조금 내려가 보니 새하얀 솜털같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한라산에 오를 때마다 이런 멋드러진 풍광을 선물받는다. 다시 백록담을 내려다보니 어느새 구름은 그 지취를 모두 걷어가버린 말쑥한 모습을 드러낸다.

한라산등정인증서를 받으려면.
백록담 표지목에 매달려 사진을 찍으려는 대기줄이 없어 바로 인증샷. 우리를 찍어준 분은 아들과 올라온 싱가폴리안이다.

스피커에서는 하산을 재촉하는 안내방송이 쉬지않고 이어진다. CCTV로 정상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안내한다.

하산해서 등정인증서를 받으려면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 ‘한라산탐방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 있는 ’등정인증‘에 붙여넣고 인증신청까지 마쳐야 한다. 사진을 붙여넣고 인증신청을 마치고 서둘러 하산길에 오른다.

서귀포방면에서 올라오는 구름이 산자락을 덮어가고 있다. 비록 대피소에서 점심요기를 못하였지만 그다지 허기를 느낄 정도는 아니다. 시장이 반찬이다. 맛있는 저녁이 기다리는 하산길이 지루하지도 않다.

표고 800미터 지점까지 내려오니 수목 사이로 서쪽으로 많이 기운 햇살이 비껴가고 있다.

상판악에서 안증서를 들고

하산하자마자 무인 등정인증서 발급기에서 인증서를 발급받아 기념샷을 남기며 한라산 두번째 산행을 마무리한다. 역시 산행을 오롯이 마친 뒤 가져보는 쾌감이 더할 나위없이 상쾌하다.

제주시청 인근에 가성비가 탁월한 누룽지식당에서 고등어조림으로 오늘의 만찬을 한껏 즐기며 긴 하루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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