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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유럽

[동유럽 체오헝 12일] 여행 5일차, 체스키크룸로브 여행_왜 굳이 1박을 하냐구?

by 노니조아 2026. 5. 22.
망토다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체스키크룸로브

체스키는 무조건 1박을 하기로. . .
왜 체스키에서 1박을 해야 할까? 많은 여행객들은 프라하에서 잘츠부르크로 이동하는 중간에 잠시 들러가거나 프라하에서 할슈타트로 가는 도중에 잠시 방문한다, 마치 패키지여행 상품처럼. 이렇게 방문할 경우 작고 예쁜 체스키에서 고작 두, 세 시간 정도밖에 시간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면 어쩔 수없이 많은 사람들 속에 묻혀 훑고 지나가는 여행에 만족해야 한다.

체스키크룸로브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내부 광장

우리는 하루저녁 이곳에서 머물면서 늦은 저녁과 이른 아침에 체스키성과 구시가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를 방문하였다. 당연히 한낮에 보이는 모습과 아침햇살에 빛나는 모습 그리고 노란색 아르곤 조명에 물든 야경은 비록 같은 피사체이지만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망토다리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구시가의 아침 풍경은 정말 평화롭고 아름답다. 그래서 나처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무조건 일박을 해야 한다. 복잡하게 동선을 미리 그려가면서 다닐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이라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면 된다.  

레지오젯은 출발 15분 전까지 취소하면 100% 환불해준다.

프라하->체스키크룸로브는 레지오젯이 경제적이다.
프라하에서 체스키로 오는 방법은 플릭스 버스냐? 레지오젯 버스냐? 선택하여야 한다. 물론 여기서 렌터카와 CK 리무진은 제외한다, 비용적인 측면과 편리함에서 다소 떨어진다. 그리고 열차는 체스키까지 운행하지 않고 근교까지만 하여 고려대상에서 아예 배제. 비용과 시간을 감안하면 레지오젯 버스가 가장 좋은 선택지다. 첫째, 매일 06:00 ~ 19:00까지 매시간 정시에 Na Knizeci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플릭스버스도 자주 운행되지만 출발시간이 정시가 아니어서 따로 시간표를 조회하여야 한다.

둘째, 가격과 취소비용이다. 두 회사 모두 비슷한 가격이지만 플릭스버스가 출발일자가 가까워지거나 승객이 많아지면 가격상승폭이 레지오젯보다 훨씬 크다. 게다가 플릭스버스는 좌석 위치별로 비행기처럼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레지오젯은 어느 좌석이든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취소비용이다. 레지오젯은 버스 출발 15분 전까지 취소하면 100% 환불해 준다. 하지만 플릭스버스는 환불대신 바우처를 주기 때문에 유럽을 방문해 플릭스버스를 이용할 기회가 없으면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망토다리 전망대와 세미나르니정원에서 전망

체스키를 사진에 담는 핫스팟은 두 곳.
자그마한 시골 소도시에 불과한 체스키크룸로브에 연간 200만 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찾아오는 이유는 아마도 구글지도 올라온 사진 때문이지 않을까? 이 소도시에는 여행객을 감동시킬만한 서사로 이발사의 다리에 불과하고 역사 고증학적인 서사는 거의 없다. ‘보헤미아의 진주’ 혹은 ‘작은 프라하’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동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의 하나로 손꼽힐 뿐이다.

13세기에 지어진 체스키크룸로프 성이 세계 300대 건축물에도 선정된 데다, 마을 전체를 S자 모양으로 휘감고 흘러가는 블타바 강과 높은 언덕 위에 자리한 성, 그리고 성 아래에 펼쳐져 있는 붉은 지붕의 집들이 마치 중세 시대의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 사진에 담긴 모습에 여행객을 불러 모으고 있지 않을까?

S1 전망대는 저녁시간에 문을 닫는다.

마을 전체를 내려다보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망토다리 전망대(S1)와 체스크성을 배경을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세미나르니정원(S2)이 가장 알려진 사진 명소다. 이 두 곳은 체스키에 머무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이 아침, 저녁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다. 다만 망토다리 전망대, 정확히는 망토다리와 연결된 아치형 총안이 뚫린 담장 끝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진과 같은 돌출 전망대는 커피와 음료수를 파는 카페공간이다. 카페가 문을 닫으면 이곳은 들어갈 수 없다. 세미나르니정원은 개방공간이라 시간제약이 없다.

체스키크룸로브 성에서 여행 시작
체스키에서 묵는 숙소도 위치가 굿이다. 조식제공에 버스정류장에서 3분 거리요, 체스키성까지도 걸어서 10분 이내다.  짐을 풀고 가벼운 복장을 하고 체스키성으로 향한다. 체스키크룸로브성 입구를 통과하는데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

13세기 중엽, 대지주였던 비텍(Vitek)가가 블타바 강이 내려다보이는 돌산 위에 고딕 양식의 성을 건설하면서 이 도시가 시작되었는데 지금도 성안의 오래된 건물들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성 탑을 오를 때만 티켓을 구매한다. 성채 안으로 들어가면 크게 주목을 끌어당기는 게 없어 길을 따라 쭉 걸어가 본다.

성이 끝나는 지점에 건설된 망토다리
‘체스키크룸로프성’의 입구이자, 경사진 성의 상부와 하부를 연결하고 있다. 과거 성을 보호하기 위한 요새 역할을 한 곳으로, 15세기에 목조다리로 지어졌으나, 재건을 통해 석조 기둥 위에 3층의 규모 아치를 덮은 것에서 망토 다리라는 이름이 유래했다. 다리는 현재 성 안의 바로크식 극장과 정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곳곳에 아치형으로 뚫린 구멍이 자리해 있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체스키 크룸로프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명소로 유명하다. 망토다리에서 요새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구시가를 모두 담을 수 있는 포토스팟이 나온다.

망토다리에서 내려와 구시가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본다. 관광객이 가장 붐비는 오후 시간에 맞춘 행사인지 올드카와 올드 바이크들이 출전선수 번호표를 달고 달리듯 연이어 달려가고 달려온다. 프라하에서 버스를 타고 여기 오는 데 중간에 잠시 교통 체증이 있었다. 이런 시골에 웬 교통 체증? 했는데 올드카 행사에 참석하는 선수들 때문에 잠시 정체가 있었나 보다.

스로르노스티광장(오른쪽 사진)은 구시가의 중심이다

구시가의 중심인 스보르노스티 광장 (Náměstí Svornosti)을 돌아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한다. 메뉴는 베트남 쌀국수와 맥주. 프라하에서 체코 전통요리를 먹어보았으니 체스키에서 My Saigon에서 매콤하고 시원한 쌀국수 메뉴를 정해보았다. 식사를 마치고 광장을 지나 새미나르니정원으로 길을 잡아본다. 망토다리 전망대는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고 세미나르니정원은 편안하게 바라보는 경치가 아주 예쁘다. .

정원 아래 보이는 중세식 건물들은 대부분 호텔이다.

세미나르니 정원에서는 한가한 휴식을 가져보자.
세미나르니정원은 구시가 중심광장에서 성당으로 올라온 다음 성당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만나게 되는 아담한 크기의 정원이다. 오후 4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패키지상품을 따라온 관광객 무리들이 줄지어 들어와 사진 찍고 이내 썰물처럼 떠나간다. 마치 백사자에 밀려왔다, 밀려나가는 파도들처럼. 

우리는 한참 동안 벤치에 앉아서 이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휴식을 가져본다. 들어오는 일행의 차림을 보고 우리는 한국인이다, 중국인이다 하며 서로 퀴즈를 맞추듯 각자의 의견을 내놓고 그들이 대화를 할 때까지 기다려 본다. 아내가 잡아내 우리나라 관광객의 특징, 대부분 모자를 쓰고 있고, 잘 알려진 브랜드가 드러나 보이는 아웃도어 옷을 입었다?

이발사의 다리를 지나는데....
정원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이발사의 다리를 건너가기로 한다. 광장으로 내려가는 지름길로 가는데 길이 막혀 있다. 아예 밴드가 악기들을 제대로 차려놓고 노래를 부른다. 하는 수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와 광장에서 이발사의 다리로 간다. 카를교 위에만 계신 줄 알았더니 이 다리에도 얀 네포무크성인이 서계시다. 어인 일일까?

이발사의 다리는 '스보르노스티 광장'과 '체스키 크룸로프 성'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 다리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서자 루돌프 2세가 정신병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죽인 뒤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사람들을 죽이자, 여인의 아버지인 이발사가 거짓 자백을 하여 희생되었다는 내용이다. 이후 이발사를 기리기 위해 사람들이 다리를 만들고 '이발사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이발사의 다리를 지나는데 재미난 광경이 눈길을 끈다. 소학교 1학년 정도되는 여아 둘이 피리로 노래를 연주하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멜로디를. 아마도 모차르트가 어릴 때 끄적였던 곡인데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내는 아이들의 앙증맞은 연주에 귀여워죽겠다는 표정이다. 아이들 연주에 발목이 잡혀 한참을 바라보고 서있다 문득, 5유로라도 줘야 하나? 싶다. 

체스키크룸로브 야경은 어떤 모습?
호텔로 돌아와 두 시간 정도 휴식으로 체력을 보충하고 다시 밖으로 나온다. 아직 해가 남아있어 야경을 감상하기에 좀 이른 시각이라 세미나르니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한다. 성체와 망토다리 뒤로 해가 넘어가고 노을이 붉게 물들고 있으니 서서히 밤의 모습을 드러낼 때가 다가온다. 

성채가 오렌지빛 아르곤 조명에 반사되고 있는데 아직 타워를 비추는 조명은 켜지지 않았는지 검은 그림자가 짙게 몸통을 감고 있다. 30분을 넘게 기다려보았으니 정원에서 바라보이는 쪽을 비추는 조명은 애초에 없었나 보다 하는 결론을 내리고 카메라를 접는다.  

밤이 깊어지니 광장에는 썰물이 빠져나간 것처럼 휑하다. 하지만 낮에 밴드가 노래를 부르던 곳은 밤이 되니 아예 축제장으로 바뀌었다. 각 나라에서 여행온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술잔을 나누며 유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영어를 조금만 더 유창하면 저 무리 속으로 들어갔을 텐데.. 


망토다리 아래에서 다시 지그재그길을 따라 다리 위 전망대로 올라간다. 어둠 속에서 휴식에 들어간 구시가 마을을 내려다보며 셔터를 눌러본다.

왼쪽에 작은 문을 통과하면 구시가을 한눈에 내려다 볼수 있는 전망포인트가 있다.

체스키의 아침 모습은???
해가 뜨기가 무섭게 다시 카메라를 메고 망토다리에 올랐다. 아침 풍경은 망토다리에서만 감상하기로 한다. 09:45 버스로 잘츠부르크로 가려면 짐도 싸야 하고, 아침도 먹어야 하니 시간이 빡빡하다. 부지런히 올라가니 어젯밤에 닫혔던 전망포인트의 출입문이 열려 있다. 다해이다 싶다. 

역시 부드러운 아침 햇살은 사진을 참 예쁘게 그려준다. 게다가 하늘마저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니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맑은 날이 아니었나 싶다. 

마음에 쏙 드는 체스키크룸로브 마을 사진을 프레임에 맞춰 담고 호텔로 돌아간다. 서둘러야 한다. 예약한 버스를 놓치면 서너 시간을 다시 기다려야 하고 요금을 두, 세배 비싸게 물어야 한다.  

볼트는 필요할 때 안오고...
잘츠부르크로 우리를 싣고 갈 플릭스버스는 숙소에서 1.2km 떨어진 AN정류장이다. 호텔에서 정류장까지는 돌길이 아니어서 캐리어를 끌고 가는 데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환전한 코루나를 써야 하기에 앱에서 볼트를 호출해 보았다. 헌데, 왠 걸. 금방 올 수 있는 차가 없단다. 결국 걸어서 정류장까지, 쯪쯪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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