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05. 13. 벨베데레궁에서 하루를 시작
오늘은 하루 종일 링스트라쎄 밖에 있는 궁전 두 곳을 투어 한다. 마트에서 간단한 아침을 먹고 벨베데레궁으로 걸어간다. 숙소와 비엔나 중앙역에서 걸어가도 10분 정도면 닿을 정도로 가깝다. 벨베데레 상궁 입장 시간을 9:30으로 예약하였으나 입장시간 전에 정원을 걸어봐야 하기에 일찍 서둘렀다.

넓은 둥근 호수 뒤로 상궁이 서있다. 바람이 없어야 호수면에 잠긴 상궁을 카메라에 담아볼 수 있을 텐데 아침부터 바람이 세다. 바람대신 오늘은 날씨 복을 얻었다. 녹색 지붕 뒤로 맑은 물이 뚝뚝 떨어질 만큼 맑고 깨끗하다.

상궁 옆을 돌아 앞으로 나오니 멀리 비엔나 시내 한복판에 슈테판성당 타워가 우뚝하다. 느린 걸음으로 길을 따라 걷는데 하얀 조각상이 자주 눈에 띈다. 사자 몸에 여성의 상체를 한 조각으로 스핑크스라고 한다.

인간의 머리(지혜)와 사자의 몸(힘)이 합쳐진 스핑크스는 비밀을 지키고 보물을 수호하는 괴물로 알려져 있는데 궁전 정원 입구에서 외부의 악한 기운을 막고 내부를 보호하는 방어적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크림트와 에곤 실레 작품 속으로
예약한 입장시간에 맞춰 상궁으로 입장한다. 가방을 맡기고 5유로를 투자해 오디오 가이드를 임대해 전시실로 들어간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 구스타브 크림트 작품 전시실로 직행.

크림트 하면 바로 연결되는 작품 ‘키스’ 앞에 마주 선다. 오디오 가이드 작품 해설 번호가 보이지 않는다. 대표작품으로 대우받는 작품은 대부분 해설번호가 없다. 아! 이걸 어떻게 감상해야 하나. 예술작품에 대한 지식이 없으니 1열 직관한 걸로 만족할 수밖에.

구약성경의 영웅 유디트를 관능적이고 치명적인 팜프파ㅣ틸 이미지로 재해석한 유디트. 실제 금박을 정교하게 입힌 클림트 황금 양식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해바라기의 잎사귀가 마치 인간의 어깨를 감싸 안은 긴 가운이나 드레스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작품, 해바라기.

벨베데레 상궁에 있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유일한 작품, ‘오베르의 평원(The Plain of Auvers)’

크림트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에곤 실레
그의 대표작이 전시된 3층엔 부제가 달려있다. ‘Die Andere Seite / 다른 세상‘
에곤 실레가 작품에서 표현하려고 한 인간의 어두운 저편의 세상을 함축한 것일까? 아내 에디트 하름스(Edith Harms)와 결혼한 후 그린 작품 포옹은 이전의 날카롭고 파괴적인 분위기에서 벗어나, 거친 침대 시트 위에서 서로를 간절하게 껴안고 있는 두 남녀를 통해 따뜻함과 정서적 안정감을 갈구하는 인간의 본질을 담았다고 오디오는 설명한다.

그리고 아내가 임신한 것을 나중에 알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와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그린 가족. 그의 바램과 달리 아이를 임신한 아내가 유럽을 강타한 독감의 회오리를 피하지 못하고 사망한다. 그리고 그도 나흘뒤 28세의 젊은 나이에 독감으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스승 크림트와 같은 해에.

아! 나폴레옹,
전시관 작품감상을 마치고 1층 선물코너에서 크림트 작품으로 제작한 선물을 고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있다. 어! 저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맞어 저 그림도 여기 전시되어 있는데. .

전시관 2층으로 다시 올라갔다, 나폴레옹을 찾아서. 크림트와 에곤 실레 작품을 좇아 다니느라, 키스 작품이 전시된 반대쪽 전시관을 지나쳤기에 이 작품을 놓쳤던 것이다. 우리 고교시절 참고서였던 완전정복의 표지에 있었던 바로 그 그림이다. 그 그림 아래 붙어있는 명언,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점심은 비엔나 대표 메뉴, 슈니첼.
벨베데레 상궁에서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두 거장의 작품을 직관하는데 약 두 시간 반정도 시간을 사용했다. 오디오 가이드가 나름 탁월한 선택이었다. 작품애 대한 해설과 작품에 담긴 이야기에 관심이 더해지고 제대로 감상하였구나 하는 뿌듯함이 채워진다.

전철을 타고 쉔부른궁으로 이동한다. 두 시 반으로 예약한 쉔부른궁 입장까지 시간이 넉넉해 구글로 식당을 검색해 보니 궁 입구에 슈니첼 전문식당, 요제프 II를 추천한다. 비엔나에 왔으니 슈니첼은 먹어봐야지.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송아지 속살이 부드럽다. 치킨 튀김과 맥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고 입장 시간을 기다린다.

쉔부른궁전 입장
쉔부른궁은 입장료에 오디오 가이드비용이 포함되어 있다. 각 방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오디오 설명이 나와 이해를 덥는다.

아름다운 샘’이란 의미를 가진 합스부르크왕가의 여름별궁으로, ’쉔부른 옐로’라는 색이 있을 정도로 궁전 외관은 매력적인 노란빛으로 빛난다. 17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유럽 역사에 큰 영향을 준 합스부르크왕의 일상생활과 거주 문화가 그대로 녹아있다.

마리아 테레지아여제의 막내딸인 마리 앙투와네트는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대부분 보내다가, 루이 16세와 결혼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전으로 꼽히는 베르사유궁전에서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다가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바로크양식의 외관과 1441개 방이 있는 로코코양식의 내부에는 호화로운 응접실, 거울의 방, 대회랑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 40개의 방만을 공개하고 있다.

내부관람을 마치고 궁전내부의 정원으로 들어간다.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을 복사하였다고 할 정도로 정원이 넓고 화려하다. 언덕 위에 석조건물까지 걸어가 본다.

날씨가 뜨거워 그늘을 찾아가며 올라간다. 정원내부와 언덕까지 운행하는 꼬마열차가 있지만 탑승료가 만만치 않아 갈어가기로.

그리스신전 양식을 본뜬 개선문인 글로리에테, Gloriette에 오르면 궁전과 비엔나 시내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 하루 두 개의 궁을 관람하는데 상당한 체력이 필요하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하루에 한 곳씩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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