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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구석구석/아시아퍼시픽

NZ 인생충전 D+9 뉴질랜드 여행, 남섬 마지막 일정은 팬케익 록스가 장식하네

by 노니조아 202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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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섬에서 마지막 날을 팬케익 록스에서 시작한다.
어제도 하루종일 도로 위에서 보냈는데, 오늘도 어제와 비숫할 거 같다. 그레이마우스에서 크라이스트처치에 이르는 73번 국도를 따라 달린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동서를 이어주는 도로를 어제와 오늘 양 일에 걸쳐 모두 달려본다. 특히 오늘 달리는 73번 국도는 뉴질랜드가 자랑하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다.

그레아마우스 숙소에서 크라이스트처치가 아닌 북쪽 해인길로 길을 잡았다. 그레이마우스에서 6번 국도를 타고 Westport로 가는 길 중간쯤인 Punakaiki에는 독특한 형태로 남은 자연조형물인 Pancake Rocks를 만날 수 있다. 겹겹이 쌓인 석회질 바위가 마치 팬케익을 쌓아놓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공원입구에서 10분가량 숲길과 케노피 워크웨이를 따라 걸어가면 바다와 맞닿은 기암괴석 사이로 바닷물이 솟아오르는 장관을 만날 수 있다.

팬케익 록스를 지나치면 어쩔뻔 했나
팬케익 록스를 보는 순간 주상절리가 가로로 형성된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거센 파도가 쉬지 않고 밀려와 석회 암반을 억겁의 시간에 걸쳐 처얼썩하고 무차별로 압박에 깎이고 떨어져 나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한 것일 게다.

파도에 깎이다 못해 바위 기단부가 떨어져 나가 둥근 터널이 된 곳도 보인다 터널 사이로 커다란 물보라가 하얀 포말을 퍼트리며 부서진다. 관람방향표지를 따라 한 바퀴 도는데 20여분이면 족해 보인다. 거의 끝부분에 이르면 팬케익 록스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린다.

금방이라도 바다로 달려나갈 둣 서있는 범선 모습을 한 바위가 세차게 몰아치는 파도를 맞고 서있다. 바위가 바라다보이는 자리에 마치 숨은 그림찾기를 하라는 듯 바위에 숨겨진 갖가지 형상을 그려놓았다. 간판이 알려주는  것으로 집중해 보니, 호랑이도 보이고 문어도 보이고 세자매도 보이고, 황제도 보이고 귀신모양도 찾아보게 된다. 마치 압축된 바다의 만물상이다.

아서스패스를 따라
바다의 만물상에서 인증사진을 찍고 어제에 이어 오늘 또다시 크라이스트처치애 이르는 긴 여정을 시작한다. 73번 국도는 그레이마우스에서 생산된 자원을 동쪽으로 운반하기 위해 건설되었고, 국도와 함께 철도까지 건설되었다. 아서스 패스로 불리는 뉴질랜드 남섬에서 명품 하이웨이로 대접받는 그 도로를 따라 크라이스트처치까지 달린다.

아서스패스 국립공원은 남섬 서부에서 동부지역으로 넘어가는 산허리에 있다. 2000미터 고봉들이 줄지어 서있고 그 속으로 아주 짧은 코스에서부터 상당히 긴 코스로 이루어진 트레킹코스를 품고 있다. 우리는 국립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관광안내소에서 트레킹코스를 추천받았다.

여행자센터가 추천한 코스는 밀레니엄트레일이다. 총길이라고 할 것도 없이 10분 만에 끝났다. 계곡에 숨어있는 Avalanche Creek폭포를 보면서 걷는 길로서 국립공원센터 주변길이라는 게 맞는 말일정도다. 당초 계획한 Devils Punchbowl 폭포를 다녀오는 트레일코스는 오르막 계단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는 설명에 걷기가 불편한 동료들이 있어 접었다.

국립공원 휴게소는 무료로 취사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트레킹을 마치고 공원 안에 마련된 휴게소에서 런치타임을 가진다. 당근, 바나나, 쥬스로 가볍지만 맛있는 점심과 휴식시간을 가져본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마친 트레커가 버너와 그릇을 휴게소 보관장소에 가져다 놓는게 보인다. 휴게소가 무인으로 운영되는데 간단한 취사도구를 비치해놓고 트레킹을 오는 방문객이 사용할수 있게 하였다. 슬쩍 가져가는 방문객이 없을까 하는 다소 의아한 배려에 부럽기도 하다.

우리 여행이 마냥 즐거운 이유
뉴질랜드 남섬을 크게 한 바퀴 돌아 첫날을 보냈던 크라이스트처치 숙소로 돌아왔다. 오는 길에 PAK&SAVE 할인마트를 들러 남섬에서 마지막 만찬을 즐길 고기와 술을 마련한다. 마트에서 구매한 구이용 소고기가 정말 싸다. 셰프 정은 북섬으로 넘어가기 전에 웬만한 반찬은 오늘 다 해치우자고 한다.

셰프 정과 빌리 조, 커크 송이 합을 맞춰 푸짐한 저녁 만찬에 더해 남섬 여행에서 각자가 느낀 소회를 풀어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얘기꽃을 피운다. 그런데 어느결에 자리를 벗어난 키스 안은 고무장갑을 끼고 요리에 썼던 냄비, 프라이팬 등 요리도구 설겆이에 여념이 없다. 그것도 모르고 모두들 이야기에 빠져있는데 우리의 리더 새뮤얼이 송글송글 맺인 이마의 땀을 씻어준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마냥 즐거운 여행은 바로 이런 각자의 배려와 눈치가 있기 때문이리라.

만찬을 마쳤는데도 밖은 아직도 환하다. 뒷풀이 삼아 몇몇이 숙소를 나와 다운타운으로 나가본다. 지진으로 무너져있는 성당을 대신해 미사를 보고 있는 임시성당을 거쳐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는 펍에 들러 맥주로 마시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클랜드로 이동하는 비행기가 새벽시간이라 일찍 자리에 들어야 한다. 남섬에서 마지막 날은 정말 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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