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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6

[제주올레12코스]수월봉 오름길보다 바닷가 자연탐방로를 선택하면 어떨까요? 점심 요기를 하고나니 피로도 풀리고 팍팍해졌던 두다리에는 생기가 돈다. 하늘에는 솜같이 보드라운 구름이 나지막이 드리워져 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더위는 몸에 스며들 엄두도 못낸다. 멀리 수월봉이 보인다. 올레 12코스 종점은 저 수월봉을 넘어서도 한참을 더 가야 한다. 갈길이 앞으로도 창창하다. 수월봉으로 올라가는 길을 버리고 해안가로 난 길을 이어 걷다보니 지질트레일 안내표지와 자연트레킹 코스 푯말이 나온다. 전에 제주도에 왔을 때 수월봉은 올라가 넓은 바다를 조망해본 적이 있어 자연트레킹코스로 길을 잡았다. 해안가 모래 위를 어느 정도 가다보면 다시 올레길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올거라 판단하였다. 하지만 앞으로 가면 갈수록 절벽의 높이만 점점 높아져만 갔다. 우리는 어쩔 수 없었다. 그.. 2020. 5. 13.
[제주올레] 3년만에 다시 이어걷게 되는 제주올레길 어렵사리 올레길 순례에 다시 나선다. 렌터카로 관광명소를 돌아보는 통상적인 제주도 여행이 무료해질 즈음, 유홍준교수가 쓴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을 만났다. 그 책을 통해 용눈이오름, 두모악, 김영갑, 추사 유배지, 알뜨르비행장, 그리고 4.3사태의 어두운 역사를 알게되었다. 다음번 여행은 타박타박 걷어보면서 제주도의 속살을 만져보고, 느껴보는 여행으로 패턴을 바꿔보자 했다. 2016년 겨울, 짧은 휴가를 얻어 한라산 등정과 1코스부터 3코스까지 맛보기 올레길 순례를 경험하였다. 우도 검벌레해변 새하얀 모래사장 위에다 천천히 걸어온 발자국을 남기기도 하였다. 아내와 함께 고난의 행군이 아니라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투정을 주고받으며 올레길 코스를 하나씩 하나씩 이어 걷다보니 어느덧 제주도 올레길 전코스.. 2020. 4. 28.
[제주올레] 신록이 푸르른 5월에 다시 제주 올레길에 올랐어요 우리는 다시 제주도 올레길 위에 섰다. 찬바람이 땅바닥 속까지 훑고 지나던 지난 겨울에 아내와 올레길 순례를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푸르른 녹음이 서서히 색채를 더해가는 봄날 한복판을 가로질러 제주도에 내려왔다. 작년 겨울 하늘과 땅 사이가 시리도록 맑고 투명하기가 그지없던 어느 날 한라산에 올라, 제주도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눈과 머리와 가슴속에 깊이 담아두었었는데 그 아름다운 모습들이 자꾸만 눈자위에 걸려서 선택의 여지없이 제주도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게 5월은 항상 바깥세상으로 나가야만 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해외출장이나 가족여행이 주로 5월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은 여행의 기억들 중에 5월에 한 여행이 가장 많게 느껴진다. 아내와 결혼도 5월. 그래서 신.. 2020. 3. 6.
[우도 올레]우도봉에서 올레길을 잃다 광치기해변에 맞이할 일출은 내년을 기약해야 어느 곳에 가더라도 항상 일출 사진을 찍는 게 습관처럼 되어죠. 어제밤 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빛나는 것 보고 잠자리에 들었죠. 알람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고 자연스레 복장을 갖추고 길을 나섰습니다. 어둠이 많이 걷혀 있지만 해가 떠오르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는 시각입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광치기해변까지 빠른 걸음으로 십분이 채 걸리지 않네요. 해안에는 카메라를 삼각대에 올려놓고 해돋이를 기다리는 부지런한 진사들도 몇사람 보입니다. 어제밤과 달리 하늘은 또다시 잔뜩 흐려져있고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온 검은 구름마져 동쪽 하늘을 이중으로 가리고 있네요. 폰을 꺼내 방위각을 대충 잡아 해가 뜰 곳을 겨누어보니 구름이 두겹은 더 덮여있어 해가 중천에 .. 2020. 3.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