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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제주도로 간다

[추자도 올레 18-1] 제주올레 완주인증에 추자도 올레길은 필수잖아!

by 노니조아 2022. 12. 2.

이번 제주올레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시작할 당시에는 금방 올레길 전코스를 완주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2016년 11월에 시작한 올레길은 벌써 5년을 넘기고 있다. 코로나 영향이 가장 컸다. 세 개 코스만을 남긴 상태라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당연히 올레길을 완주다. 그럴러면 추자도 올레길을 반드시 밟고와야 한다. 섬에서 섬으로 이어지는 여행이라는 설레임보다는 기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여객선 출항이다.

제주와 추자도를 경유하여 육지로 운항하는 배편은 하루에 세 편이 있다. 퀸스타2는 09:30 - 16:30 (상추자도), 송림블루오션은 13:45 - 다음날 10:40 (신양항), 산타모니카는 17:30 - 다음날 09:10 (상추자도) 이다. 이들 여객선 중에서 당일내 올레길을 돌고 제주로 돌아올 수 있는 배편으로 퀸스타2가 그나마 나은 편인데 배를 수리하고 있어 현재는 결항중이다. 어쩔도리없이 당일내 여행을 포기하고 송림블루오션을 선택하여 1박을 하기로 변경하였다.

추자도 올레길 코스도 그사이 변동이 있었다. 원래 추자도 올레길은 18-1코스로 상추자도-봉골레산-추자등대-묵리고갯길-신양항-예초리기정길-돈대산정상-추자교-상추자도로 이어지는 환상길로 총연장 18키로에 이른다.

오전 09:30 배로 입항해 16:30 에 출항할 때까지 전코스를 모두 돌아보려면 속도를 감당할 수 있는 상당한 체력을 요구한다. 이를 감안해선지 이제는 18-1, 18-2 두개 코스로 변경하였다. 이번 추자도 여행은 1박을 함에도 넉넉치 못할 정도로 짜여진 선박운항시간과 늘어난 코스를 감안해 변칙운영이 불가피하다.

제주항을 벗어난 배가 속도를 높여나간다. 제주항을 내려다볼 수 있는 사라봉 뒤로 한라산의 느릿한 산금이 구름과 어울리고 있다. 어제 저녁까지 가슴을 졸이기도 하였다. 기상이 악화되어 배가 뜨지 않을지? 추자도에 간 다음날 일기가 불순하여 돌아오는 배편에 발이 묶일지? 이래저래 섬여행은 변수가 많다.

사자가 앉아있는 모습을 한 수덕도

남은 해가 짧더라도 18-1코스를 돌아야지...
수덕도와 청도 옆을 지나면서 선실에 있던 여행객들이 제각기 짐들을 챙기기 시작한다. 거의 오후 네시가 가까워진 시각에 배는 신양항 부두에 닻을 내렸다. 해가 지려면 앞으로 1시간 가량 남은데다 어두워지면 올레길을 걷는 게 무리이니 오늘은 신양항- 돈대산정상- 추가교까지 일정을 잡아본다.

신양항은 상주자도항에 비해 작고 소박한다.

신양항 바로 앞에 있는 민박집에 짐을 내려놓자마자 바로 돈대산으로 출발하였다. 부두에는 우리를 내려놓은 배가 완도로 출발하려고 뱃고동소리를 길게 빼면서 내항을 돌고있다. 하늘은 구름이 가리웠지만 비가 오진 않을 모양이다.

추자올레 18-1코그 중간스탬프가 있는 돈대산 정상

신양항에서 해발 164미터 돈대산까지 오르는데 25분가량 걸린다. 신양마을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갈때는 경사가 급해 거친 숨을 몰아쉬게 하였으나 이내 능선길로 접어들면서 완만하고 고즈넉한 올레길 자체모습이다. 우선 올레 패스포트에 스탬프질을 하고 나서 정자에 올라본다.

돈대산 정상에서 상추자도가 한눈에 잡힌다.

하추자도와 상추자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18-1코스 봉골레산, 상추자항 그리고 추자등대가 멀리 보인다. 내심 오늘 어둡더라도 저기까지 가야할텐데 하면서 하산길로 접어든다.

돈대산 하산길은 처음엔 돌과 경사진 길이 이어지다가 묵리고개마루를 지나면서 넓직하고 평평한 길이 나온다. 구름낀 날씨라서 해가 아직 남아있는지 모르지만 예상보다 진행속도가 빠르다. 이정도면 추자교에서 마무리할 게 아니고 상추자항까지 내쳐 질러가볼 상황이다.

지하수가 없는 섬은 내리는 빗물을 모아서 정수해 식수로 사용한다.

담수장까지 내려오면 올레길은 차로와 함께 이어진다. 물이 부족한 섬은 하늘에서 내려주는 비가 생명수다. 내리는 비를 담수장에 모아서 정수처리를 거쳐 식수와 생활용수로 공급된다. 가뭄이 지속되기라도 한다면 하는 상상을 하다가 이내 멈춘다. 쓸데없는 방정을 떨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추자도를 대표하는 참굴비

결국 비를 맞아가며 상추자항까지 간 이유...
추자교에 이르렀다. 날도 많이 저물었고, 빗줄기도 제법 굵어진데다 바람까지 세다. 당초 계획대로 오늘 일정을 여기서 마무리하고 버스를 타고 숙소로 갈 것인지? 상추자도까지 이 기상을 뚫고 걸어갈 것인지? 결정을 하여야 한다.

결국 상추자항까지 가기로 하였다. 신양항 인근을 검색하여 저녁식사할 식당을 검색하는데 나오질 않는다. 관광객이나 현지주민들이 식당을 찾을 일이 별로 없어 식당이  없다고 한다. 결국 비를 맞으면 상추자도까지 갈 수밖에 없다, 저녁을 먹으려면.. 저녁을 먹고 버스로 이동하기로 한다. 버스는 상추자도에서 저녁 9시까지 매 정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올레길 18-1 출발점이자, 18-2 코스 종착지인 상추자항 올레 간세에 도착하니 비가 멎는다. 봉골레산에서 추자등대에 이르는 길은 다음번 방문시 걷기로 한다. 그땐 올레길에서 벗어난 곳에 뷰포인트가 있는 나바론요새 절벽까지 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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