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21코스는 해녀항일기념공원에서 출발!
드디어 올레길 마지막코스 출발점에 섰다. 2016년 11월 28일 성산에 있는 시흥초등학교에서 올레패스포트에 1코스 출발 스탬프를 찍으면서 첫발을 디뎠다. 2016.11. 28일 시흥초등학교 앞에 있는 올레 1코스 출발점에서 시작을 알리는 스탬프를 찍으면서 시작한 올레길 종주가 오늘 그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코스 출발지점에서 힘차게 출발한다.
마지막코스 출발은 제주해녀항일운동기념공원에서 시작한다. 일제가 세운 제주도 해녀어업조합이 자행하는 부당한 침탈행위에 맞서 항일 시위운동을 주도한 세 분의 흉상이 기념탑 앞에 서서 우리를 기다린다.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세 분이 주도한 항의에 함께 분연히 일어선 1,000여명의 해녀들이 일본경찰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부당한 조건을 개선해 줄것을 요구하다 체포되어 옥살이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의 항일투쟁은 2003년에 와서야 비로소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게된다.
마냥 흐리기만 하던 날씨가 마지막 올레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정성을 알았던지 점점 맑은 하늘을 보여준다. 항일공원에서 출발한 올레길은 밭담들 사이를 구비구비 돌아간다. 겨울이지만 당근, 무우 등이 얼지않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어린시절 하교길에 배가 고파 길섶의 밭에서 무우를 하나 뽑아서 풀잎에 쓱쓱 닦아 베어물고 집으로 오던 추억이 자꾸 충동질한다.
하도포구를 가는 길에 한양도성처럼 반듯하고 높다랗게 쌓아올린 성벽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별방진을 설명하는 안내간판이 읽어본다.
"별방진은 조선 중종 5년 제주목사 장림이 이곳은 우도아 함께 왜선이 와서 정박하는 곳과 가깝다 하여 김녕방호소를 철폐하고, 이곳 하도리로 옮겨 구축한 진(鎭)이다. 해당 진성은 지형적으로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은 타원형 성곽으로 길이가 1,008km, 높이가 3.5m정도이며, 세 개의 문과 옹성 3개소, 치성 7개소로 구성된 제주 동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진성(鎭城)이었다"
성벽 위를 걷거나 성벽 안쪽에서 여장 위를 볼 수 있는 경계로를 걷는 여행객들이 제법 보인다. 성벽 위에서 하도포구를 바라보면서 바다가 불어다 주는 상큼한 바다내음에 취해볼 만한 명소다.
지미봉까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하도포구에 있는 중간스탬프에서 패스포트를 정리하고 다시 해안도로를 따라 걷는다. 하도리 해안도로를 따라 색다른 메뉴와 컨셉을 무기로 여행객을 부르고 있는 카페가 꽤 밀집되어 서있다. 푸른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올레길을 걷는 게 애월이나 한림해안을 걸을 때와 또 다른 맛이 있다.
하트를 하고 있는 하르방이 세워진 카페도 있고, 여행중에 찍은 사진을 멋지게 인화하여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카페도 있다. 그리고 애월에 명물인 망고홀릭이 여기서도 보인다.
문주란 자생지로 유명한 토끼섬이 푸른 바다 위에 누워있다. 걸어서는 들어갈 수 없어 해안도로에서 그져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하긴 사람들에게 왕래할 수 있는 길을 터주면 문주란이 모두 사라질 수도 있겠다 싶다.
자라섬으로 쪽으로는 갯담이 이어져 바닷물을 가두고 있다. 제주도 지천에 널려있는 현무암은 참으로 다양한 쓰임새를 갖고있다. 밭을 일구면서 나오는 돌들은 밭담에 쓰이고, 집을 지으면서 주변에 널려있는 돌은 집담으로 그 쓰임새를 자랑한다. 도새끼를 키우는 집에 도야지 우리로 사용하는 통시도 있으며, 바닷물을 가두어 고기를 잡을 때 쓰이는 갯담까지..
갯담은 바닷물을 이용하여 자연스레 겹담 형식으로 둘러쌓고 밀물에 들어왔던 고기떼들이 썰물이 되면 그 안에 갇히어 쉽게 잡을 수 있게 해둔 장치로 '원담'이라고도 한다. 하도리에서 볼 수 있는 '멜튼개'는 자연빌레를 이용한 이중 갯담으로 지금도 고기가 몰려들고 있는 살아있는 유적이다. 멜(멸치)이 많이 몰려들어 잘 뜨는 개라서 '멜틀개'라고 불린다고 한다.
올레 21코스의 심장 지미봉에 오르면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한 눈에
하도리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는 길은 지미봉을 앞에 두고 마을 안으로 접어든다. 올레 1코스를 시작하자마자 우리를 맞이하는 곳이 알오름과 말미오름인데 마지막코스에는 지미오름이 기다리고 있다.
높이가 겨우 166미터인 지미봉을 오를 때는 올레길 순방향으로 올라야 한다. 올레길 역방향 그러니까 올레길 종착지인 종달마당에서 오르게 되면 지미오름 동쪽사면 급경사를 쉬지않고 올라야 한다. 오르는 길이 연장이 400여미터지만 출발점에서 정상까지 일직선으로 난 오르막 경사다. 하지만 순방향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한 경사와 급경사가 적절히 배합되어 거칠게 내뱉는 숨을 잠시 돌릴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가 가끔씩 나타나준다.
정상에 오르면 전망대용 데크나 나온다. 땀도 들일 겸 주변의 조망에 취해본다. 성산일출봉도 보이고, 나즈막히 소가 누워있다는 우도도 보인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쏟아지는 땀을 들이고 하산길로 길을 잡는다.
하산길이 무척 가파르다. 자칫하면 무릎을 내어줄 판이다. 끝모르게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에 거꾸로 올라오는 분들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처럼 힘겨워보인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햇님이 길게 그림자를 올레길 위에 그리곤 한다. 제주도 올레길 종점으로 가는 우리의 발걸음이 가벼워지기 시작한다. 해안길을 따라 열심히 걷는다. 처음 시작한 그 때처럼...
드뎌 올레길을 완주하다....
지미봉을 내려와 해안길을 따라 걷는데 저 앞에 올레포스트가 보인다. 올레길 마지막 종착지를 알리는 종달바당에 서있는 간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패스포트 마지막에 스탬프를 꽝! 찍고 나서 아내와 힘차게 하이 파이브를 날린다.
2016. 11월에 시흥초등학교에서 3코스까지, 2017년 5월 두모악갤러리에서 출발해 모슬포까지 절반의 올레길을 걸었다. 그리고 늦깎이 공부를 한다고 미루었다가 2020년 5월 코로나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즈음에 모슬포에서 김녕서포구까지 마무리하고 남아있던 코스를 오늘 모두 완주하였다.
완주인증서를 받으러 서귀포 올레센터까지 2시간동안 버스를 타고
이제 완주인증서를 받으러 서귀포 올레센터로 가야한다. 인증은 서귀포에 있는 올레센터에서만 할 수 있다고 한다. 종달바당에서 종달리 초등학교 버스정류장까지 걷고, 다시 버스정류장에서 서귀포 올레센터까지 가는 데만 족히 두시간이 걸렸다. 아내와 함께 인증센터로 가야 하건만 서귀포에서 버스에 내리자 혼자 다녀오란다, 힘들다고..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완주인증을 받고 서둘러 갈치조림을 주문해 기다리고 있는 식당으로 가서 축하주를 나눈다. 제주에도 완주인증을 할 수 있는 사무소가 있으면 좋으련만.... 오랫동안 미루어둔 숙제를 해결한 것처럼 속이 후련하다. 그리고 다시 받아든 숙제가 있다. 이번엔 제주에서 한달살기를 하면서 중간중간 끊어먹지 않고 쭉~~~ 이어서 가보잔다, 아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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