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다녀온지 며칠이나 됐다고 또 여행?
홍콩여행 짐보따리를 푼지 사흘만애 또 캐리어를 싼다. 가까운 지인이 미루다가 자녀 결혼식 사흘 전에야 청첩을 한다. 그분도 지난 8월에 치른 우리집 혼사에 아들을 대동하고 오셨으니 우리도 축하해드려야 마땅한 도리. 우리야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서 일을 치른데 반해, 그분들은 부산에서 큰일을 본다. 하여 기왕 축하해주기 위해 부산을 간다면 하루 이틀 더해서 부산 여행을 하기로 한다.
2023년 10월 20일, 2박3일 부산으로 가을여행 출발~
갑자기 결정한 여행탓에 수서에서 출발하는 SRT가 이른 아침밖애 좌석이 없다. 그나마 좌석이 있는게 어딘가 하며 집을 나선다. 열차는 포항으로 가는 열차와 연결해 대구까지 함께 달린뒤 헤어진다. 이렇게도 운행하는 방법이 있구나 새삼 그 아이디어에 넙쭉!!
이번 부산여행 교통수단은 BMW다. 부산역에서 광안리 호메로스호텔까지 가려면 버스(Bus)가 가장 편리하다. 갈아타지 않고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 지하철(Metro)는 내려서 한참을 걷거나(Walk),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버스로 이동해 호텔에 도착하니 오전 10:00를 조금 넘긴 시각이다. 프런트에 캐리어를 맡기고 본격적으로 부산 투어에 나선다.
여행이 갸져다주는 즐거움 중에서 먹는 줄거움도 한몫한다. 이번 여행에서 맛봐야할 부산의 대표음식으로 국밥, 밀면, 회 그리고 자갈치꼼장어을 꼽아본다. 이른 아침이라 미리 찾아논 식당은 재료준비중이란다. 하는 수 없이 그 옆에 있는 국밥집에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 해변열차를 타러 해운대로 넘어간다.
부산여행 첫코스는 해변열차
일제강점기부터 부산에서 울산과 포항사이 서민들의 발이 되어준 동해남부선 철도가 그 기능을 잃어버려 2015년 폐선되었다. 부산시는 멈추어선 동해남부선 옛 철길 위에 해운대 블루라인이라는 관광용 노선을 해운대 미포역애서 송정역꺼지 개설하고 해변열차와 캡슐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해변열차 승차권을 예약하지 못하였다.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하고 미포역까지 갈 경우 대략적인 도착시간을 예단할 수 없어 머뭇거리는 사이 모바일로 예약하는 시간을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아침겸 점심을 먹고 무작정 미포역으로 달려갔다. 승차권 발권카운터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현장 발매를 위해 많은 관광객이 줄지어 있었기 때문이다. 차례가 되어 남아있는 열차편 중에서 가장 빠른 편을 물으니 곧바로 있다고 한다.
미포에서 해안열차를 1회 탑승하는 티켓에서부터 2회 탑승, 여러번 탑승할 수 있는 티켓과 미포에서 청사포간 운행하는 캡슐열차 탑승권이 있다. 해안열차와 캡슐열차를 따로 구매할 수 있고, 패키지로 묶어서 구매할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되는데 우리는 2인 패키지를 발권하였다.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티켓구매 팁은 해안열차 2회 탑승권과 캡슐열차 탑승권을 구매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하지만 두사람 기준으로 2회 해안열차 탑승권과 캡슐열차 탑승권을 합산한 금액이나 해안열차 여러번 탑승권에 2인 캡슐열차 탑승권을 묶은 패키지 요금이 똑같이 59,000원이라 패키지를 구매하는 게 낫다.
미포에서 출발하는 해변열차 첫번째 정거장은 미포정거장에서 빤히 바라다보이는 달맞이터널역이다. 불과 1키로미터도 안된다. 터널의 바닷가 방향으로 홍예식 창을 뚫고 안에는 곱게 색을 입혀놓은 앙증스런 터널이다. 해변열차를 타자마자 이 역에서 내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본다.
수평선 너머로 일본땅 대마도, 쓰시마섬이 손에 잡힐 둣 누워있다. 우리가 서있는 데서 불과 50키로 거리란다. 해변열차는 3열로 길게 의자를 배열해놓아 바다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달린다. 곧이어 다가오는 열차를 타고 청사포로 향한다.
해변열차의 핫픽, 청사포역.
미포에서 탑승한 많은 승객, 특히 젊은이들은 청사포역에서 많이 내린다. 캡슐열차의 승차장도 있지만, 그보다 젊은이들의 포토존으로 소문이 자자하기 때문이다. 우리도 젊은이들을 따라하기위해 청사포에 내려 그들을 따라간다. 역에서 나오니 도로 위에서 갖가지 포즈로 사진을 찍고 있다. 바다쪽으로 제법 경사진 도로에 서니 멀리 파란 바다가 보이고 그 앞으로 해변열차가 천천히 지나가고 있다. 우리도 해변열차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컷!
해변열차의 종점은 송정역에서 용궁사를 다녀오다.
청사포역을 지나면 바다로 쭉 내밀고 서있는 다릿돌전망대역에 도착한다. 다릿돌역은 바로 앞에 바다로 돌출된 전망대가 서있다. 입장료가 없어 누구나 전망대에 올라가 투명한 바닥으로 바다 밑을 들여다 볼 수 있다. 다릿돌 전망대 다음역은 구덕포역이고 그 다음이 종점인 송정역이다. 옛날 역사 그대로인 송정역은 소담스런 모습이지만 해변열차가 생긴 뒤로 사람들이 북적인다.
송정에서 버스를 타고 오랑대공원 근처에서 내려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어본다. 날씨도 포근하고 하늘에 구름조차 부끄러운지 자취를 거두니 하늘과 바다가 온통 푸른색이다. 오랑대공원에는바다로뻗어내려가다가 솟구친 바위 위에 제단을 조성해놓았다. 해광사의 해안 법당이라고 한다. 해안산책로를 조금 걸어가면 아난티코브타운 서있다. 경기장 관람석처럼 대부분의 객실이 모두 바다를 전망할 수 있도록 건축된 것이 특이하다.
편안한 해안산책로 끝에는 해동용궁사가 서있다. 산속이 아닌 바닷가에 지어져있는 절집으로 축조연대가 꽤 깊다. 고려 공민왕의 왕사인 나옹대사에 의해 창건되었으나 임진란에 소실된 것을 1930년대에 와서 중창되었다고 한다. 부산 10대 명소로 꼽힐만큼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어느 절이 그러하듯 소원을 들어주는 유물들을 품고있다. 절집을 자세히 구경하기엔 시작이 부족하다. 해도 많이 기울었고 해가 지기 전에 청사포에서 캡슐열차를 타려면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버스를 타고 송정에 도착하니 해가 서쪽 하늘 아래로 길게 누워있다. 가을이 깊어가니 송정해변에는 몇사람만이 잔잔히 밀려오는 물결과 노닐고 있다. 송정역에서 청사포로 가는 해변열차에 다시오른다.
청사포에서 해운대는 캡슐열차로
청사포역에 당도하니 캐슐열차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대기열이 제법 길게 늘어서 있다. 5시를 넘어선 시각이라 등지고 서있는 산등성이 너머로 해가 숨어버렸다. 졸지에 야간 캡슐열차를 타게 된다. 궤도 위로 쌍쌍을 태운 캡슐열차가 줄지어 기어가고 있다.
미포역에 도착하니 사방은 이미 어둠을 내리고 건물마다 조명이 환하게 밝히고 있다. 아점으로 먹은 국밥은 모두 소화된지 오래라 뱃속에서 아우성이다. 이미 검색해놓은 해운대시장 횟집까지 가려니 발걸음이 무겁다.
해운대 바다횟집에 도착하자마자 허겁지겁 모듬회를 주문하니 미리 나온 밑반찬부터 싹쓰리한다. 식사를 마치자 이른 새벽부터 서두른 여행이라 피곤이 몰려온다.
숙소에 도착해 다시 한번 광안리 해변을 둘러보고 부산여행 첫날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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