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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소풍가는 길

두물머리 연핫도그 먹으며 400년 느티나무와 함께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남기다

by 노니조아 2020. 11. 17.

두물머리 명물 포토존 프레임

2020년 10월 25일 일요일 아침도 역시 차가 많이 밀린다.

어제에 이어 오늘 또다시 두물머리를 찾았다. 여전히 날씨가 맑고 쾌청하다. 일요일은 차가 덜 막히겠지 하면서 어제보단 좀 일찍 집을 나섰는데

아뿔사! 그건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여전히 팔당대교를 건너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멀리 팔당댐에 언저리에 물안개가 남아있어 한껏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우리가 느티나무에 도착할 즈음엔 안개가 따사로운 햇살을 이기지 못하고 안개자락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었다.

물위에 반영으로 비친 400년 느티나무

황포돛을 올리고 느티나무 앞을 미끄러지듯 유유히 떠있어야 할 돛단배는 연잎 속에 닻을 내리고 있다. 아쉽게도 그 모습을 사진에 담지 못하고 본격적으로 물레길 1코스 종주길을 나선다.

물속에 트라이포트를 심어놓고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물장화까지 착용한 진사 한 분이 카메라를 갈아끼우고 계신다. 저 분은 오늘 두물머리 어느 장면을 앵글에 담으시려고 저토록 단단히 준비를 하셨을까? 나도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워 정말 만족할 수 있는 작품 하나는 얻어야  할텐데. . . .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에 관심이 갔다. 예술적 감각이 없어 창의적인 사진을 찍지는 못하고 여행지 엽서나 여행책자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비슷하게라도 찍어보고 싶었다. 노출과 셔터스피드를 익히고 측광도 나름 해보지만 아직까지 사진이 서툴다.

구도를 잡는 요령이 언뜩 생각이 난다.

앵글에 많은 걸 넣으려하지말고 가능하면 비워서 찍어라!”

400년 느티나무를 버리고 넓은 여백에 느릿하게 흐르는 산그림자를 담아보았다.

두물경과 족자섬

북한강 줄기와 남한강 줄기가 마침내 하나의 강을 이루는 두물경에 서있다.

여기서부터 하나의 큰 강이라 불리는 한강이 시작되는 건 아닐까?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은 구비구비 돌아 예까지 오면서 서리서리 스며든 사연들을 품고 왔으리라. 앞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족자섬 사이로 보트가 물파랑을 일으키며 지나간다.

두물경에서 양수철교까지 이어지는 길은 갈대숲을 지나고, 마을 분들이 농작물을 가꾸는 밭길로 이어진다. 제법 넓은 밭에는 배추, 양파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마을길을 지나자 큰 키에 붉은 꽃을 자랑하는 칸나가 가로수를 대신하여 우리를 반긴다.

칸나길을 지나자 강변을 끼고 있는 제법 규모를 자랑하는 베이커리 커피숖이 나온다. 마침 출출하던 차에 빵에 커피 한 잔이 고파 문을 열고 들어갔다.

구철도를 개조하여 자전거용 다리로 만든 양수 구철교

양수리생태공원에서 계단을 오르니 양수철교 남단이다.

자전거를 한창 탈 때는 여기를 거쳐 양평을 가곤 하였다. 지금은 감옥에 가 있는 모 대통령과 4대강 업적을 홍보하러 이 다리 위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행사용 사진을 찍은 사진이 기억난다.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다리 위를 쌩하니 달려가는 싸이클러들로 북적인다.

시원한 맛이 일품인 잔치국수집

공릉동 원조 잔치국수집인데 소박한 모습을 한 식당에서 메뉴판을 보니 가격이 착하다. 주문을 국수 국물을 한 모금 마시는데 아내가 시원하고 담백하다며 대만족이다. 배고픔을 메운데다 담백하고 시원한 잔치국수가 만 원도 안되는 가격이다. 아내가 식당문을 나서며,

"이게 바로 만 원의 행복아냐?”

한끼 식사 대용으로 가능한 연핫도그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두물머리 풍경을 복습하러 이곳에 다시 왔다. 두물머리 포토존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두물머리에 가면 연핫도그를 꼭 먹어야 한데…”

아내가 먹자고 한다. 사실 우리는 여행지를 갈 때마다 맛집을 일부러 찾아가는 정성을 들여보지 않는다. 기다리는 것도 귀찮지만 맛있는 음식을 구별할 정도로 식감이 발달하지 않아서인거 같기도 한다.

하지만 연핫도그를 그다지 시간을 길게 기다릴 정도는 아니어서 기념으로 두 개를 사서 나눠먹었다. 양이 시중에서 파는 것에 거의 두배다 핫도그 하나로 한 끼를 메울 수도 있을 거 같다.

포토존 앞에서 순서를 기다려 미리 계획한 포즈로 서너컷을 찍었다. 두물머리에 오면 꼭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를 마치고 두물머리 여행을 마무리한다.

서울 가까이에 있었지만 이렇게 관광객을 위해 잘 꾸며놓은 걸 어째 우리는 이제야 알았을까? 두물머리에는 다양한 즐길거리, 먹거리 그리고 구경거리가 고루고루 갖추고 있다.

내년엔 함초롬히 피어오른 연꽃을 맞으러 여기를 다시 와야겠다. 이른 새벽 안개가 자욱하게 내려앉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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