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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자전거 종주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한바퀴 돌아보시죠.

by 노니조아 2020.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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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잔차를 끌고 한강으로 나갔다. 마음 속엔 팔당대교에서 행주대교를 경유하여 한강 일주를 하고싶은데 몸이 과연 괜찮을 지 걱정되었다.

작년 9월말 영산강종주에서 허리에 탈이 나고 말았다. 종주할 당시에 허리에 심하게 무리가 온 걸 무시하고 종주를 마무리하다보니 몸에 칼을 대야 할 상황으로 몰려, 금년 6월까지 라이딩을 멈추었다. 6월부터 출퇴근을 자전거로 재개하였는데, 이번엔 오른쪽 어깨가 팔을 옆으로 들어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다행히 지인의 소개로 재야의 고수(?)에게 처치를 받은지 한 달이 지나면서 수영장에서 팔을 돌릴 정도로 호전되어 이제는 거의 정상 수준에 올랐다.

 

아내가 마련해 준 김밥으로 아점을 때우고 집을 나선 시간이 12:00다. 속도계를 영점 세팅하고 드디어 출발했다. 달리다가 몸이 무리하고 있구나 하는 신호가 오면 바로 라이딩을 마칠 것을 다짐하고...

 

풍납동 토끼굴을 빠져나가 한강 자전거 도로로 접어들기 전에 다시한번 복장과 장비 점검을 마쳤다. 광진교 한강공원을 지나자 왼쪽으로 가을이 깊어가는 모습에 한참 커버린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연초에 새로 준공된 구리암사대교 아래를 지나면 한강 일주 구간에서 빡센 고갯길 두 곳 중 하나인 구암정 고개가 나온다. 헉헉대며 약 800m 정도밖에 되지않는 언덕을 치고 올라가면 바로 하강구간이 나온다. 제대로 페달질하며 내려쏘면 순간 속도가 시속 70km까지 나오지만 천천히 속도를 조절하면서 내려간다.

미사리 자전거 고속도로(상, 하행선 도로가 위, 아래로 분리되어 있다) 를 달려가는 데 맞바람이 있어 속도를 낼 수가 없다.

 

팔당대교를 건너가면 양평으로 가는 길과 서울로 들어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으례 그러하듯 다리 아래에는 쉼터가 있다. 집에서 여기까지 속도계에 20km가 찍혀있다. 잠시 휴식을 가지면서 몸을 앞으로도 굽혀보고, 허리를 앞 뒤로 돌려보기도 하니 아직 특별히 이상한 곳이 없다.

팔당대교를 출발하여 덕소와 광진구로 가는 길이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다. 전에는 이 길이 덜컹거리고 여기저기 움푹 패인 곳이 많아 라이더에겐 기피구간이었다. 새롭게 포장된 도로를 달리면서 맞바람 방향이 바뀌어 뒤에서 밀어주니 한결 페달질이 수월하다. 미사대교를 지나다 보면 예쁘게 수변 공원을 꾸미고 예쁜 꽃들을 가꿔서 라이더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덕소를 지나면 또다시 가뿐 숨을 몰아 쉬어야 하는 급경사 구간이 나온다. 구암정 길보다 훨씬 길고 구부러진 삼단 고갯길이라 더 어렵다. 기어를 가장 낮게 하고 한참을 굴러 겨우 고개마루에 도착하여 올라온 길을 돌아보았다. 오늘 가야 할 길이 멀어 휴식은 생략하고 이내 하강길에 잔차를 올렸다.

 

구리로 들어가는 강동대교를 지나면 구리시가 오래 전부터 가꾸어 온 코스모스 공원이 나온다. 잔차길 옆에는 원두막도 지어져 있어 낭만적인 휴식을 가질 수도 있다. 코스모스 공원을 배경으로 라이딩 인증사진을 남기고 다시 길을 재촉하였다. 바람이 다시 맞바람으로 바뀌었다.

 

전에 한강을 일주할 때면, 초반에 힘이 넘쳐 의욕적으로 폭퐁 페달질을 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탈진으로 수없는 휴식을 가졌다. 오늘은 그런 전철을 반복하지 말고 몸 상태도 조심스레 관찰을 해야기에 여유로운 페달링에 주의를 집중하였다. 뚝섬 유원지에서 두번째 휴식을 가지면서 몸이 허락하면 일주를 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올림픽대교를 지나면서 한강을 네려다 보니 바람이 조금 부는데도 수면이 아주 고요하다. 잠실교 아래 수중보가 강물의 흐름을 막고 있어 수면은 거의 호수 수준이다. 고요한 수면 위로 잠실에 짓고 있는 롯데 명물이 반영으로 비추고 있다.

성적으로 학생들급식을 줄세우는 우리나라에서 빌딩 높이가 재벌의 서열을 매기는 것도 아닌데, 저렇게 뻘쭘한 건물을 뜬금없는 마루금을 연출하는 게 도시 미관상 맞는 건지 건축 문외한인 내 눈에도 영 어설퍼 보인다.

더구나 미수를 넘고 졸수마져 넘긴 회장이 아직도 경영권 승계를 깔끔하게 처결치 못하고 형제들 사이에서 볼썽사나운 모습들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니 하늘로 오르고 있는 건물이 오늘따라 더욱 더 안스럽기까지 하다.

 

뚝섬 유원지를 버리고 성수대교 아래에서 두번째 휴식을 가졌다. 아내가 아침에 준비해준 김밥으로 곡기를 채우고 잠시 휴식을 가졌다. 허리를 앞으로 굽혀도 보고, 빙그르 돌려보았지만 특별히 이상은 없었다. 다만, 몇 달동안의 자전거 공백기로 말미암아 엉덩이가 안장과 친해지질 않아서 올라앉기만 하면 통증이 느껴진다. 여기서 강북강변도로 아래 조성된 자전거길이 난지공원까지 이어진다. 맞바람을 맞아가면서 달리는데 동작대교에서 원효대교 구간과 당산철교에서 난지공원 구간은 바람을 맞아줄 인공차폐가 전혀 없어 더욱 힘이 들었다.

 

난지공원에서 세번째 휴식을 가졌다. 편의점에서 파는 간단한 주전부리를 하면서 공원에 꾸며놓은 예쁜 조형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기고 행주산성으로 향했다. 아직까지 체력이 그렇게 많이 소진된 것 같지는 않아서 행주대교를 건너 집으로 가는 길이 그리 힘겨울거 같지는 않아 다행이다. 오늘 페이스 조절을 잘하고 있는거 같다.

 

행주대교를 건너 방화대교까지 가는데 엉덩이 통증이 좀처럼 가시질 않고 더 심해진다. 방화대교 아래서 네번째 휴식을 가졌다. 바람은 다행히 뒤에서 부는 측풍이라 페달링이 힘들지는 않지만 이따금씩 속도를 높이거나 작은 언덕을 치고 오를라치면 허벅지가 뻐근해지곤 한다. 무리하지 않고 여의도와 탄천 주차장에서 틈새 휴식을 갖고 집에 도착하니 벌써 저녁 6:00다.

 

라이딩을 몇번만 더하면 엉덩이 통증은 다시 사라질 것이고 무리만 하지 않으면 예전처럼 라이딩을 즐길 수 있을 거 같은 만족스런 하루였다.

 

- 총 주행거리 : 109.95KM

- 총 소요시간 : 05Hr 55'

- 순 주행시간 : 05Hr 04'

- 소모 칼로리 : 4,561K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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