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나라 구석구석/제주도로 간다

[제주올레] 3년만에 다시 이어걷게 되는 제주올레길

by 노니조아 2020. 4. 28.
반응형

추사기념관을 내려가는 계단

어렵사리 올레길 순례에 다시 나선다. 렌터카로 관광명소를 돌아보는 통상적인 제주도 여행이 무료해질 즈음, 유홍준교수가 쓴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을 만났다. 그 책을 통해 용눈이오름, 두모악, 김영갑, 추사 유배지, 알뜨르비행장, 그리고 4.3사태의 어두운 역사를 알게되었다. 다음번 여행은 타박타박 걷어보면서 제주도의 속살을 만져보고, 느껴보는 여행으로 패턴을 바꿔보자 했다.

 

2016년 겨울, 짧은 휴가를 얻어 한라산 등정과 1코스부터 3코스까지 맛보기 올레길 순례를 경험하였다. 우도 검벌레해변 새하얀 모래사장 위에다 천천히 걸어온 발자국을 남기기도 하였다.

아내와 함께 고난의 행군이 아니라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투정을 주고받으며 올레길 코스를 하나씩 하나씩 이어 걷다보니 어느덧 제주도 올레길 전코스를 마무리하는 게 일종의 의무로 다가왔다.

 

사실 금년 오월 연휴기간 동안 이탈리아를 여행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하였었다. 하지만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19가 우리 여행을 가로막아섰다. 하는 수 없이 예약한 항공권, 숙박 등을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모두 취소하고 방콕(?)하기로 하였다. 방역당국의 헌신적인 노력과 국민들의 자발적인 생활방역에 힘입어 확산세가 꺾이면서, 정부도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완화하였다.

 

그렇잖아도 10월 연휴기간 동안 모슬포에서 멈춰버린 올레길 순례를 이어갈 요량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눈에 띄게 줄어듦에 따라 스스로 생활방역을 충실히 실천하며 오월 연휴에 제주도 올레길로 방향을 바꾸었다. 비교적 연휴기간이 길어 가파도를 포함해 지난번 종주 마지막 종점인 모슬포를 출발, 제주시내를 관통하여 사라봉까지 가보려고 한다.

 

종주 베이스캠프는 제주시내에 위치한 유앤아이 게스트하우스로 정하고 가능하면 많은 시간을 길 위에서 보내려 한다. 지난 겨울동안 이러구러 핑계삼아 운동을 게을리하다보니 몸도 많이 비대해져 먹거리는 절반으로 줄이려 한다.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담아오려고 여행 준비도 제법 하였다.

 

내일이면 이번 여행의 첫번째 코스 가파도 청보리 위를 걷고 있을 것이다. 송악산 올라서면 손에 잡힐듯이 가까이 누워있는 섬이 가파도다. 바람에 일렁이는 파란보리밭 사이를 아내와 함게 휘적휘적 걸어가는 상상을 뒤로 하고 준비물을 마지막으로 챙겨본다.

 

신분증, 카메라, 삼각대셀카봉, 충전기 그리고 올레길을 스탬프할 제주올레 패스포드. . . . .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