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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소풍가는 길

2023년 새해는 인왕산 해맞이로 시작한다!

by 노니조아 2023.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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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자주 찾은 정동진 일출

해맞이 출사가 가져다 준 선물?
해마다 연말 그믐날엔 해돋이 사진을 찍는다는 명분아래 전국의 해맞이 명소를 찾아 차를 몰았다. 초기에는 구룡포에 있는 호미곶, 강구의 해맞이공원, 애국가로 유명한 추암바위, 바닷가에 연한 정동진역, 바다로 들어가는 거북으로 유명한 향일암 등등을 찾았다.

화재가 나기 전에 찾은 향일암 일출

이들 해맞이 명소는 이름에 걸맞게 솟아오르는 해와 절묘하게 매칭되는 명물이 함께해 수많은 인파를 불러모은다. 이들 인파를 뚫고 일출을 담을 수 있는 명당자리를 확보하기가 그리 간단치 않다. 최소한 해뜨기 한시간반 전부터 삼각대로 자리를 선점하고 추위를 견뎌내야 한다. 명당자리라는게 지극히 주관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해가 솟아오르는 화각 내에는 명물과 해만 들어있어야 하기에 일출객 무리의 맨 앞자리를 확보하는게 급선무다.

오메가를 영접하며 해맞이를 한 호미곶, 영하 15도 혹한을 한시간이나 견뎠다.

새해 첫날부터 피곤에 쩔어서야....
이런 악전고투의 노력은 그믐날 밤부터 시작되고 새해 첫날 저녁까지 이어진다. 회사에서 종무식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저녁을 먹고 카메라 가방을 챙겨 출발하면 이미 꽉 막힌 고속도로나 국도에 오르게된다. 졸리운 눈을 비벼가며 찜해둔 해맞이 명소에 도착한다. 다행히 명당를 확보하여 해맞이 사진을 건지고나서도 고난이다.

가거대교 개통이 마침 새해 첫날이었다. 가거대교 아래서 해맞이 하다.

근처 식당에 들러 언 손과 몸을 녹이려 해도 유명식당은 대기열이 장난이 아니다. 하는 수없이 금방 먹을 수 있는 식당에서 요기를 하고 서둘러 귀경길에 오르면 졸음과 피곤 두마리를 상대로 꽉 막인 도로 위에서 긴 시간동안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런 전투를 치루면서까지 해맞이를 쫒아다녀야 하나? 하는 후회 속에서 스스로 한가지 타협을 걸었다. 교통도 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비교적 덜모이는 곳으로 해맞이를 가자는 제안을 하고 스스로 받아들였다. 그 타협 이후부터 줄곧 강원도의 한적한 해변에서 새해 첫 해맞이를 맞이하여왔다. 한적한 해변인지라 해가 솟아오르기 5분전에 차에서 나가도 큰 장애없이 조용하고 경건하게 해맞이를 할 수 있긴하지만 아직도 한가지 문제가 해결되지않고 남아있다. 바로 귀경길 졸음이다.

강원도 옵바위 일출장면

더 이상 길 위에서 한해를 보내지 말자!
서구 유럽과 달리 우리는 어제가 연말이고 내일이 연초가 된다. 달랑 하루 쉬고 해가 바뀌니 어쩌면 그날이 그날이다. 해맞이 한다고 새해 첫날 장거리 운전에 피로까지 겹친 상태에서 새해 첫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재작년부터는 아예 가족들과 함께 저무는 한해를 아쉬워하며 모여앉아 정담 속에서 보내고 해맞이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맞기로 하였다.

남한산성 동장대에서 해가 솟아오르길 기다린다.

2022년은 남한산성 동장대에서 해맞이 영접
평소보다 약간 이른 시각에 집을 나섰다. 집에서 남한산성 연주옹성까지 대략 걸어서 40분이 충분하다. 살을 에이는 새벽공기를 가르며 옹성까지 이어지는 오름길은 천천히 오른다. 산행이 시작되면서 급해진 경사는 중간 삼거리까지만 이어지고 이후부터는 완만하다. 거친 숨과 함께 안으로 솟는 땀에 새해 첫날부터 상쾌한 출발을 실감한다. 남한산성 해맞이 장소로는 여기 동장대가 가장 명당이다. 그리고 연주옹성이 두번째. 서장대는 높은 자리에 비해 나무들로 시계가 탁 트이지 않아 별로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첩첩히 앞서거니 뒤에 두르거니 겹쳐서 누워있는 산마루금 위로 점차 붉은 기운이 짙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사방에 어둠이 모두 걷히고 만다. 하지만 해는 아직 오를 준비가 덜 되었는지 뜸을 들인다. 올라오면서 흐른 땀이 한기를 부르고 있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 데 드디어 산마루가 조금씩 불에 달군 듯 붉은 기운이 비어져 올라온다.

산마루를 뚫고 올라오기 시작한 새해 첫 햇님은 거침없이 그 온전한 모습을 드러내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앞산마루를 지나 우리가 서있는 성돌위에 옥개석까지 붉은 기운을 쏟아내고 있다. 희망과 약진을 위한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2023년 새해를 인왕산에서 맞이하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해 해맞이를 남한산성에서 치르려고 하였다. 아들과 함께 시간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서울 시내가 담겨진 해맞이가 어떠냐는 의견에 인왕산으로 장소를 변경하였다. 아들 승용차를 이용해 월암근린공원 근처에 주차하고 이내 한양도성길 4코스인 인왕산코스 성안길을 따라 오름길을 재촉한다. 우리처럼 해맞이 가는 분들이 오름길을 채울 정도로 많다. 인왕곡장을 지나 범바위 아래에 자리를 잡고 구도를 그려보았다. 오른쪽에 남산을 두고 약간 왼쪽으로 치우진 곳에 롯데타워가 연무를 뚫고 올라와 있다.

꽤나 짙은 연무가 서울 도심을 채우고 있지만 새해를 밝혀줄 태양은 멀리 띠를 두른 연무를 뚫고 올라온다. 어제 한양도성을 한바퀴 돌때만 해도 구름으로 채워져 있던 하늘이 어느새 구름을 모두 치우고 맑은 하늘 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햇님을 반겨준다. 아들과 함께 솟아오르고 있는 새해를 향해 '우리 가족 모두에게 안녕과 행운을 가져다 줄것'을 빌어본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건강하고 희망으로 가득찬 한 해를 되어주길 빌어본다.

이렇게 날마다 웃음으로 채워져가는 일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해보며 해맞이 마무리한다. 작년에 남한산성, 올해는 인왕산, 내년 새해 일출은 남산으로 가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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