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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구석구석/제주도로 간다

[제주올레] 신록이 푸르른 5월에 다시 제주 올레길에 올랐어요

by 노니조아 2020.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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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제주도 올레길 위에 섰다.

 찬바람이 땅바닥 속까지 훑고 지나던 지난 겨울에 아내와 올레길 순례를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푸르른 녹음이 서서히 색채를 더해가는 봄날 한복판을 가로질러 제주도에 내려왔다. 작년 겨울 하늘과 땅 사이가 시리도록 맑고 투명하기가 그지없던 어느 날 한라산에 올라, 제주도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눈과 머리와 가슴속에 깊이 담아두었었는데 그 아름다운 모습들이 자꾸만 눈자위에 걸려서 선택의 여지없이 제주도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내게 5월은 항상 바깥세상으로 나가야만 하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해외출장이나 가족여행이 주로 5월에 집중되어 있다는 느낌은 여행의 기억들 중에 5월에 한 여행이 가장 많게 느껴진다. 아내와 결혼도 5월. 그래서 신혼여행도 5월의 제주도를 찾았다. 회사를 다니면서 스웨덴 출장후 프라하를 찾아 구시청사 옆 천문시계 아래 마차길에 누워 낮잠을 잔 기억도 5월이고, 3000여키로를 운전하며 미서부 광활한 대륙을 횡단한 것도 5월이고, 삼단폭포 합이 거의 1,000미터 가까이 되는 요세미티 폭포 아래에 서서 입을 벌리고 폭포수를 삼킬듯이 포즈를 취한 것도 5월이었다. 아시아 대륙의 최남단인 싱가포르 센토사를 찾은 때도 5월, 그리고 오늘 아내와 함께 5월초 연휴를 이용해 결혼기념일을 제물삼아 제주도를 찾았다.

 

작년 11월 아내 생일을 맞아 제주도 올레길을 가자는데 의기투합하여 첫발을 내딪게 된 뒤로 그 감흥과 여운이 너무 짙어버렸나보다. 이 봄에 우리를 아무런 거부감도 없이 여기 제주도 올레길로 끌어내려와 버렸다. 이번 올레길 순례는 작년에 이어서 마무리하지 못한 3코스 김영갑갤러리가 있는 두모악에서 시작해 10코스 종점이며 제주도 서쪽 끝자락 모슬포까지 가볼 작정이다. 다행히 아내도 올레길을 함께 걷는데 너무 좋아해 우리의 길 위를 걷는 우리의 발검음은 더할나위없이 가볍지 않을까?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우선 항공권과 숙소 예약이 급선무. 5월 황금연휴기간이지만 노력한 만큼 보상이 뒤따르는 법. 3월 말부터 검색을 시작해 황금연휴 대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어서 숙소는 이번도 여지없이 게스트하우스! 숙소선정은 여정의 한가운데인 서귀포 인근으로 포위망을 좁힌 다음, 가급적 여행객이 다녀온 뒤 남기는 여행후기가 호의적이면서 나름 가성비를 구비한 곳으로 압축하니 '가름게스트하우스'가 당첨되었다. 커플룸에 샤워실이 딸려있고 아침에 계란, 토스트와 커피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보너스로 밤섬을 앞에 두고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전망까지 갖추고 있으면서 가격은 그다지 비싸지 않아 주저없이 선택하였다. 여행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도 가름게스트하우스 선택은 탁월하였다는데 이의가 없다. 이동수단은 이번에도 대중교통, 그리고 식사는 제주도 특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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