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구석구석/소풍가는 길23 [랜선기행] 향일암에서 맞이하는 일출은 너무나 소박했다. 어제의 고단을 뒤로하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향일암으로 오르는 길은 이미 많은 인파로 채워져 있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아 앞사람 뒤를 따라 대열 속도에 맞추어 걸었다. 오르는 중간중간 바다쪽으로 눈길을 보내니 붉은 기운이 서서히 하늘과 바다에 드리워지고 있다. 가쁜 숨으로 헐떡일 무렵 드뎌 향일암 마당에 발을 올려놓을 수 있었다. 대웅전 앞마당은 이미 많은 분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새해를 맞이하러 여기에 오신분들은 저마다 가슴에 손을 모으고 헤가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분들은 저마다 소원을 가슴에 담고 저렇게 서있을 것이다. 나는 무슨 소원을 빌어볼까? 가족의 건강 그리고 미국에 유학중인 아이들의 무사함을 빌어볼 참이다. 해무가 잔뜩 채워진 수평선 위로 수줍은 듯 새해다 살포시 얼굴을 내.. 2020. 4. 21. [랜선기행] 해넘이 명소인 순천만에서 S자물길에 석양을 담아보았다. 한 해가 저무는 마지막 날 밤은 늘 뜬 눈으로 지새운다. 차 안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 새 날을 길 위에서 맞이한다. 지나간 한 해를 조용히 되돌아보는 것도 좋지만 나는 새롭게 밝아오는 새해 첫 일출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싶어 밤길을 달려간다. 그렇게 해야지만 새해맞이를 제대로 하였구나 하는 뿌듯함과 새로운 다짐을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좋아하는 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해 그동안 다녀온 여행지에서 건진 사진을 보는 게 습관이 되버렸다. 그동안 해맞이 여행을 다녀온 장소가 어디어디인지 돌아보고 그당시의 추억을 되새겨본다. 2006년 12월 31일 천안에서 두 형님을 모시고 순천으로 달렸다. 이번 여행은 일몰과 일출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기로 하였다. 우리나라 일몰장관으로 가장 멋진 곳 중 하나가.. 2020. 4. 20. 초겨울이면 생각나는 그 곳, 주산지 물안개, 왕버드나무, 그리고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2006년 11월 중순 주왕산을 가려는 계획에 더하여 주산지를 집어넣었다. 겨을로 들어서는 길목엔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심해지면서 수면 위로 살그머니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날씨가 차가운 새벽에 가야만 볼 수 있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주산지는 단풍이 빛을 잃어가는 초겨울에 가야만 주산지가 내어놓는 멋과 맛을 제대로 만져볼 수 있다. 해가 떠오를 무렵에 왕버드나무를 감아도는 물안개와 버드나무가가 수면 위에 드리워 누운 반영을 볼 수 있다. 더불어 물안개 속으로 퍼지는 햇살을 잡아볼 수 있으면 더 없는 행복.. 새벽에 서두른 보람이 있어 짙게 피어 오르진 않았어도 물안개가 아주 조용히 수면 위로 자라고 있었다. .. 2020. 3. 3. 2015. 10월 Sitta Slow Village 청산도를 느리게 걷다 (3) - 슬로길 5-7코스를 걷다 간밤엔 비가 내렸는데 방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하늘에 구름 한 점없이 맑다. 예보로는 오늘도 하루종일 흐리다고 했는데 이 또한 하늘이 우리 여행에 준 축복이다. 카메라를 준비해 숙소에서 가까운 서편제 길에 다시 올랐다. 바람이 제법 불어오는데도 벌써 서편제 길을 찾은 방문객이 드문드문 보였다. 아침 햇살이 내려쪼이는 서편제 길은 어제 오후와는 사뭇 다르다. 사람이 물러간 길 위로 아침이 주는 상쾌함이 젖어있고, 집집마다 분주한 아침 준비와 달리 여기는 또다시 몰려올 방문객을 맞이하려 조용히 단장을 하듯 깔끔한 모습이다. 진도아리랑이 길 위에서 구성지다 못해 처량하다. 포구가 내려다 보이는 서편제 주막에서 도락리 포구를 내려다 보니 여기마져 고요하다. 나도 빨리 마음의 고요를 찾아야 할텐데. 사진 몇 컷.. 2020. 3. 3. 이전 1 2 3 4 5 6 다음